[기획] 경제사업으로 농업소득 높이는 농협들 ①함양농협

양파 품질 고급화·생산 자동화…경쟁력 '껑충'

2025-06-24     이한태·주상호 기자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농협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농업소득 3000만 원 달성’을 지상과제로 삼고 중앙회와 경제지주뿐만 아니라 일선 농축협까지 농가 수취가격 제고와 경영비 절감, 생산성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농업인 실익증진을 통해 농업에 희망을 불어넣고 농업소득 3000만 원의 초석을 다지겠다”며 “중앙회는 농축협 경제사업 활성화와 영농지원을 위한 자금지원을 16조 원까지 증대하고 지자체 협력사업 예산을 800억 원까지 확대해 농업소득 증진을 뒷받침하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농협경제지주도 올해 활발한 경제사업으로 농가 실익제고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농협을 선정, 수상하는 ‘농업경제사업대상’을 신설했다.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한 농가 수취가격 제고, 농작업 대행 등 영농비 절감, 조직화·규모화를 통한 농업 생산성 향상 등 농가 실익제고와 경영비 절감, 생산성 향상 기여 등을 평가해 수상하는 제도로 농협의 ‘돈 버는 농업’ 구현의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사업으로 농업소득을 높여 농업소득 3000만 원 달성을 선도하고 있는 ‘농업경제사업대상’ 수상 농협들을 만나봤다. 


 

①고품질화와 자동화로 경쟁력 높이는 함양농협

 

강선욱 경남 함양농협 조합장이 햠양의 특산물 양파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농협의 핵심 역할은 농가소득 증대와 농업인 삶의 질 향상입니다.”

강선욱 경남 함양농협 조합장은 농협의 가장 중요한 역할에 대해 주저 없이 이같이 답했다. 함양농협이 올해 신설된 농업경제사업대상에서 영예의 첫 대상을 차지한 비결을 엿볼 수 있는 한 마디다.

함양농협은 이번 농업경제사업대상에서 모든 평가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고품질 양파 생산을 위한 양파사관학교 운영과 기계화,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통한 자동화 등 원가절감을 통한 농가소득 제고와 경영비 절감, 생산성 향상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 고품질 양파 생산해 수출까지

수확한 양파가 담긴 와이어 매쉬망을 보여주며 작업의 효율성을 설명하고 있는 강 조합장.

함양군에서 빠질 수 없는 농산물 중 하나는 양파다. 지난 5일부터 양파 수확을 시작한 함양군이 양파의 주산지이자 수출 핵심 산지가 된 배경에는 함양농협의 노력이 있었다.

함양농협은 강 조합장이 취임한 2019년 함양군이 양파생산전문단지로 지정된 이후 양파 생산양파를 계약재배해 수매하는 것은 물론 수출에도 힘을 쏟았다. 양파사관학교를 운영하며 지속적인 기술교육과 소통으로 농가의 생산기술을 고도화하고 수확후관리까지 꼼꼼히 챙겨 품질을 고급화하고 생산의 기계화·자동화를 추진해 경쟁력을 높여갔다.

기계를 통한 양파 수확작업이 한창이다.

양파사관학교에서는 6개월 간의 양파 재배기술 교육을 통해 고품질 양파 생산과 기계화를 돕는다. 수확 역시 와이어 메쉬로 만든 500kg들이 망으로 기존 망이나 톤백을 대체함으로써 작업의 편의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기계수확이 가능해져 인건비와 작업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수확한 양파는 스마트APC로 옮겨져 선별·포장 작업을 거쳐 전국 농협하나로마트나 롯데마트·이마트 등 대형유통체에서 소비자를 만나게 되며 수출물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에서는 미국, 동남아시아 등의 수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9일에도 지난해 국내 양파 수출량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국내산 햇양파 100톤을 대만에 수출하는 선적식을 가졌으며 올해 400톤의 추가 수출을 협의 중으로 미국 등 수출확대 물량을 감안하면 올해 양파 수출물량은 1000톤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파 수출을 위해 컨테이너로 옮겨지고 있는 양파들.

강 조합장은 “수출은 당장의 이익이 아니라 농산물이 안정적인 판로를 가지고 수급을 조절하면서 가격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라며 “이는 농가의 이해와 협조가 중요한데 실제로 농가소득에 보탬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지속적인 소통으로 이해와 협조를 얻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강 조합장이 스마트 APC에서 수확한 양파가 선별작업을 거쳐 수출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잘 팔아 영농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

함양농협은 ‘농산물을 잘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제값에 팔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사업을 통한 수익으로 다시 농업인의 영농활동을 지원하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양파 수확이 한창인 현장에서 만난 농업인 조합원과 양파 수매 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강 조합장.

APC, 미곡종합처리장(RPC), 로컬푸드판매장, 육묘장, 주유소, 퇴비제조장 등 다양한 경제사업장을 운영해 수익이 나면 이를 다시 조합원 영농지원사업과 영농지도사업 등으로 되돌려줘 조합원의 농업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다. 특히 강 조합장은 함양농협 직원 출신인 만큼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고 매일 사업장을 돌려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조합원 소득 증대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3만 여 상자의 육묘를 공급했으며 계약재배를 통해 황토쌀(추청) 2000톤, 자체수매벼 4694톤, 찰벼 389톤, 잡곡 66톤, 양파 1만7730톤, 밤 595톤, 두릅 675톤 등 2만6000톤 이상을 수매했다. 이렇게 수매해 판매한 물량 가운데 수출물량도 11억 원이 넘는다. 구매사업으로 104억 원, 판매사업 348억 원, 마트사업 153억 원, 가공사업 304억 원 등의 실적을 올리며 경제사업 매출만 820억 원 이상을 거양했다.

함양농협 RPC에서 로봇팔이 포장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이는 다시 신용사업 수익과 함께 조합원 영농자재 구입, 영농자재교환권 지급, 고품질 농산물 생산, 유통활성화, 계약재배농가 생산비 등으로 쓰이며 보다 쉽고 편리한 농사, 돈 되는 농업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강 조합장은 “농가소득 증대와 농업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농협의 경제사업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경제사업대상농협 전국협의회가 최근 만들어졌다”며 “농협이 본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보다 많은 농업인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업경제사업대상 대상수상기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강 조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