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로 불안한 여름배추…선제 대응 나서
농식품부 농협과 산지유통인 대상으로 사전 수매계약 4000톤 체결 8~9월 출하 물량 확보 유도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정부가 밥상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급등 위험성이 높은 여름(고랭지)배추에 대한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해발 400m 이상인 지역에서 7~9월 출하되는 여름배추는 생육 특성상 폭염, 장마 등 기상여건에 따른 생산량 급감의 가능성도 높고 단위면적당 수확량도 적어 가격 급등의 위험성이 큰 편이다. 이에 생산 비용도 다른 작형에 비해 50% 이상 높다. 특히 최근 여름철 잦아진 폭염, 폭우 등 이상기상과 연작에 따른 병해충 발생 빈도 증가로 인해 재배면적도 감소세에 있다.
이달 중순 (봄)배추 평균 도매가격은 상품 포기당 2419원으로 평년대비 2% 낮은 상황이며, 소매가격 역시 3330원으로 11.5% 낮다. 봄배추 생산량이 증가한 상황이어서 이달 말까지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여름배추의 경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측에 따르면 재배의향면적이 전년 대비 약 9%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수급불안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여름배추 재배면적 확대를 위해 농협과 산지유통인을 대상으로 사전 수매계약 4000톤을 체결, 오는 8~9월 출하 물량 확보를 유도하기로 했다. 더불어 관계기관 합동 생육관리협의체를 통해 주요 병해충 방제 약제와 포전관리를 지원하고 이상기후에 대비해 배추 예비묘를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250만 주를 확보·공급하는 등 생육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여름철 생육부진 등 일시적 공급부족에 대비해 생산량이 증가한 봄배추 수매비축 물량을 전년 대비 50% 이상 확대하는 등 정부 가용물량 총 2만3000톤(수매비축 1만9000톤, 출하조절시설 4000톤)을 확보해 추석 전까지 도매시장 등 수요처에 공급할 계획이다. 자체 저장시설이 없어 여름배추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소규모 김치업체에게는 정부가 필요시기에 직접 배추 5000톤을 공급하고 계약재배 확대를 위한 정책자금(무이자 융자)도 전년 대비 10% 확대한 33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와 별도로 중장기 여름배추 안정생산 지원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생산량 감소와 시장가격 하락 시에도 농가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되도록 ‘여름배추 수입안정보험’을 올해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토양선충, 반쪽시들음병 등 주요 병해충의 집중 방제를 위한 작부체계 개선방안과 고온 등에 저항성이 강한 신품종, 저온성필름·미세살수 등 신기술도 개발·보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