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특용작물 소재산업을 위한 슬기로운 공공데이터 활용

김금숙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특용작물이용과장

2025-07-08     농수축산신문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최근 사회 전반에서 공공데이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공공데이터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생산하거나 수집한 정보로 모든 국민에게 공개되는 데이터를 말한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정보로 의료, 교통, 환경,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용돼 우리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농업과 농식품산업 분야에서 공공데이터는 어떻게 생산, 활용될 수 있을까? 특용작물이용 분야를 보면 우리 땅에서 자생하는 특용작물과 미개발된 소중한 자생식물 자원의 새로운 기능성을 탐색하고 가치를 발굴하는 연구에 접목할 수 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업계는 과거에만 해도 원재료의 생산단가 때문에 외국산 원료에 의존했지만 현재는 안정적인 원료 수급과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해 국내산 원료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국내산 원료 개발 비중을 보면 2004년부터 2018년까지는 14.9%에 불과했지만 최근 6년 사이 59.6%까지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급성장해 2023년 6.2조 원에서 2035년에는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에 맞춰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특용작물과 자생식물의 대사체 정보를 공공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그간 여러 기관에서 식물 성분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대한 사업이 일부 추진되기는 했지만 체계적 정보 구축과 접근성이 미흡해 자료 활용은 제한적이고 미진했다. 

농진청은 1단계 사업으로 한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주요 품목 가운데 재배 면적이 넓어 새로운 가치발굴이 필요하거나 수입량이 많은 품목 중 국내 대체 가능성이 높은 품목, 새로운 신작물로 개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품목 100종을 선정해 대사체 데이터를 생산하고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미 2019년부터 5년간의 사업을 통해 30품목, 총 534개의 대사체 연구 정보를 구축한 상황이다. 플랫폼에는 식물 기능성을 나타내는 유용성분을 분리하고 정제하는 방법, 유용성분의 구조를 확인하기 위한 질량분석, 자외선지수(UV)흡광도 등 다양한 분광학적 스펙트럼 측정 데이터가 수록됐다. 그 외 식물 시료의 수집 정보로서 수집위치정보(GPS), 재배 이력, 식물학적 기원 동정을 위한 표본 사진, 학명 등까지 수록을 마쳤다. 

이러한 정보는 기업에서 특용작물을 활용해 새로운 기능성 소재를 개발할 때 매우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다. 특히 특용작물 대사체 정보는 소재 개발에 필수적인 원료 표준화의 핵심이기에 연구 기간을 단축하고 연구비용을 절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사체 플랫폼은 올해 하반기에 공공데이터로서 1차 공유서비스를 개시하고 내년 이후 본격적인 공유서비스가 이뤄질 예정이다. 공공데이터로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 위해 서비스 대상을 일반 소비자와 전문가 그룹으로 분류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우리 땅에서 자생하는 특용작물과 미개발된 소중한 자생식물 자원의 새로운 기능성을 탐색하고 가치를 발굴하는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특용작물-대사체-기능성 정보가 일반 소비자에게는 우리 몸에 유용한 기능 성분에 대해 알리고 기업에는 소재 개발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공공데이터로 쓰이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