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함대산 대산부화장 전무(대한양계협회 종계부화위원회 청년정책소위원장)
20년 무역인제서 아버지 농장 이어받아 종계·부화 산업 미래 설계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어린 시절 아버지가 부화장에서 병아리를 관리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회사 생활 20년 만에 퇴직을 결심하고 2018년 농장을 운영하게 됐죠. 종계·부화 산업은 나만 잘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곳이 아니란 것을 깨닫고 현재는 부화장, 농가, 계열사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998년 1월 코오롱글로벌(상사)에 입사해 무역 업무를 20년간 이어왔던 함대산 대산부화장 전무는 2017년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를 도와 종계·부화 산업에 발을 들였다. 함 전무는 7년이라는 농장 운영 경력과 회사 생활을 발판 삼아 지난달 대한양계협회의 종계부화위원회 청년정책소위원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회사 생활에서 농장 운영이라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된 그는 ‘제2의 인생’이라는 생각을 갖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함 전무는 “아버지가 농장을 운영하던 방식 중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수기로 작성하던 기록이다”며 “수기로 작성하다보니 기록을 찾을 때도 불편해 이제는 모두 엑셀 파일로 정리하고 시스템화해 도식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뿐만 아니라 회사 경험을 살려 병아리 운반용 플라스틱 박스를 시중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수입하기도 했다.
함 전무는 “병아리 운반 박스를 교체해야 해 국내에서 알아봤더니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 다른 구매 방법을 고민했다”며 “무역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난징 수출업체와 직접 연락해 시중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구매했다”고 밝혔다.
그는 농장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것과 함께 산업 활성화로서 농가 경쟁력을 높여 상생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 전무는 “하루 시세가 600원이던 병아리가 900원까지 오르기도 하지만 아무도 사 가지 않아 도태시켜야 하는 경우도 발생해 아직도 종계·부화 산업은 본질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면서 “닭고기 시세가 오르면 정부는 수입으로 가격을 조절하려고 하는데 이는 적절치 못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23년에도 공급 부족으로 닭고기 가격이 오르자 정부는 육용계 종란을 수입했다”며 “이처럼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상품권을 발급해 소비를 진작시키거나 유통 구조를 분석해 이를 보조하는 등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 전무는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는 제도 또한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으며 향후 종계·부화 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농가, 부화장, 계열사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종계·부화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높은 시세가 형성돼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렇게 해서는 오래 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도록 소통과 논의를 통해 방법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