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 가능한 미래, 한국형 스마트농업이 선도한다
윤남규 농촌진흥청 스마트농업팀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대한민국 농업의 위기는 이제 현실이 됐다. 빠르게 줄어드는 농가 인구, 극심한 고령화 그리고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는 우리 농업의 뿌리를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65세 이상 경영주 비중은 66.4%에 이르고 있으며 농가 인구 역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경지면적도 2005년 182만4000ha에서 2022년 152만8000ha로 줄어들었고 평균기온 상승과 폭염, 폭우와 같은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며 농업환경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농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혁신적인 변화이다. 과거에는 농업인의 경험에 기대어 농사를 지었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스마트농업’이 위기에 처한 농업의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한국형 스마트농업 구현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AI 등 첨단기술을 농업에 융합해 적은 노동력과 자원으로 더 높은 생산성과 고품질의 작물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 온실에서는 각종 센서와 디지털 장비가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등 환경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환경조건을 제시하고 온실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안정적인 농산물의 생산과 에너지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또한 장비를 통해 수집된 작물의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해 생육 정보를 계측하거나 병해충 여부를 신속하게 진단하는 AI시스템으로 병해충을 조기에 발견, 적기에 방제할 수 있는 기술은 농가의 고질적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해결책이 되고 있다.
또한 농업 인력의 감소와 고령화 속에서도 생산현장의 자동화와 무인화는 대체 불가능한 대안이 돼고 있다. 작업자를 따라 움직이는 운반로봇, 무인 방제로봇, 생산량을 자동 측정하는 영상 기반 AI 시스템 등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이러한 혁신기술은 단순히 일손을 덜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농업생산의 효율성·정확성을 대폭 높이며 청년 농업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스마트팜 기술은 축산과 노지재배, 과수농업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축산분야에서는 가축의 체온, 행동, 발성 등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 모델이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최적의 사육환경을 자동으로 조성해 주는 생체정보 기반 가축 관리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노지재배를 위해서는 사물인터넷(IoT) 센서, 드론, 위성 등을 활용해 병해충 예찰, 기상재해 조기경보, 물관리까지 자동화하고 빅데이터와 AI를 접목해 수확량을 예측하고 영농정보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팜 도입 농가에서는 생산량 증가, 노동력 절감, 고품질 생산 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농업인의 ‘감(感)’이 아닌, 데이터와 AI가 중심이 되는 시대이다.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일, 바로 스마트농업에서 시작된다.
앞으로 우리 농업이 한 단계 도약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풍요로운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오늘의 작은 변화가 쌓여야 한다. 첨단기술, 스마트농업, 그리고 우리 농업의 희망을 함께 키워나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