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콩 침관수 피해, 종합관리 기술로 피해 최소화

박향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환경과 과장

2025-08-26     농수축산신문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매년 여름철 반복되는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농작물이 물에 잠기는 침관수 피해가 발생하고, 농업인들은 복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논에 벼 대신 다양한 밭작물을 재배하는 ‘논 타작물 재배’가 확대되면서, 침관수는 우리 농업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작물이 건강하게 자라려면 토양에서 수분과 양분이 정상적으로 흡수되어야 하고, 광합성·호흡작용 등과 같은 기본 생리 활동이 원활해야 한다. 그러나 침관수가 발생하면 토양 내 산소 공급이 차단돼 뿌리의 호흡이 저해되고 생장에 필요한 에너지 생성이 급격히 감소한다. 이로 인해 뿌리의 양분 흡수기능이 약화되고 작물의 생장도 저해된다. 특히 뿌리혹 형성 저해로 질소고정 능력이 떨어져 생육과 수량이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침관수 피해 농작물이 다양한 생리 장애를 이겨내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신속한 사전·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작물이 침관수 되었을 경우 기존에는 주로 배수 작업과 물길 정비로 신속히 물을 빼고 요소비료를 살포해 생육 회복을 유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만으로는 작물이 받는 내·외부 스트레스를 완전히 극복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피해 직후부터 생리적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양분관리와 병해충 방제 등 생물학적 스트레스 대응을 포함한 ‘종합관리 기술’이 필요하다.

지난달 중순 집중호우로 인해 전국적으로 약 3만1000ha에 이르는 농작물이 침관수 피해를 입었으며 이중 논콩 피해 면적만 약 2100ha에 달한다. 특히 충남 당진과 예산 지역의 피해가 컸다. 국립식량과학원 작물환경과는 콩의 수량 저해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종합관리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며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콩의 생리적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아미노산, 유황, 규산 등 양분을 작물의 생육 단계인 4엽기, 6엽기, 개화시에 맞춰 공급하였다. 아미노산은 뿌리나 잎을 통해 쉽게 흡수돼 뿌리 발달 촉진, 광합성 증진, 스트레스 내성 강화 등 다양한 생리 기능을 돕는다. 유황은 뿌리혹을 형성해 질소고정 능력을 향상시킨다. 규산은 뿌리와 줄기를 강화해 병해충과 환경 스트레스 저항성을 높인다. 이와 함께 해충 등 생물적 스트레스 요인도 사전방제를 병행해 침관수 피해로 약해진 작물이 폭염이나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 시 추가 피해와 병해충 발생을 예방했다. 

침관수 피해 대응 종합관리 기술을 적용한 결과, 콩의 생육이 빠르게 회복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 기술이 앞으로 콩 침관수 피해 대응의 핵심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향후 집중 폭우, 폭염, 가뭄 등 극한 기상 현상의 반복으로 작물 재배환경이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벼, 옥수수, 밀 등 주곡 작물은 생육 부진, 생산량 감소, 품질 저하와 영양성분 감소 등의 문제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작물 생리와 병해충 예측 정보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종합관리 기술의 개발과 현장 보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