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경영, 모두와 함께] ⑥경남 산청 모고 선도산림경영단지를 가다

특화임산물재배단지 조성...해마다 생산량·수익 신기록 갱신 산청군 임야율 77.1% 차지 경영지도와 임업인 자발성 결합 민음나무 재배 해마다 성공 경제림조성도 병행 지속가능한 산림경제 모델 제시

2025-08-29     박세준 기자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경남 산청 모고 선도산림경영단지 내 조성된 특화임산물재배단지에서 조병삼 산청군산림조합 선도경영과장이 민음나무의 생육을 살펴보고 있다.

선도산림경영단지 사업에 산림경영지도가 상승효과를 발휘한 모범을 찾고자 한다면 경남 산청의 모고 선도산림경영단지를 찾아가보면 된다. 최근 산불과 산사태가 연이어 발생하며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산청이지만 사업 9년차를 맞이한 모고 선도산림경영단지(이하 모고단지)에는 산청군산림조합(이하 산청조합)의 황인수 조합장과 조병삼 선도경영과장 그리고 지역임업인들이 쏟아부은 열정과 노력의 결과가 오롯이 드러나있다.

# 임업인+선도산림경영단지+산림경영지도의 상승효과

산청은 이름부터 ‘산이 맑다(山淸)’는 뜻으로 795㎢ 중 아름다운 임야가 613㎢을 차지해 77.1%에 달한다. 전국 평균 65%보다 높다.

황 조합장은 “산청은 이름부터 산림이 많은 지자체로 산림과 연계한 산업이 발달해야 지역경제가 발전할 수 밖에 없다”며 “모고단지가 위치한 산청읍, 오부면 등은 산의 경사가 완만하고 임도도 충분히 깔려있어 산림경영의 성공가능성이 충분했지만 산주와 주민의 관심이 저조하고 다른 지역보다 소득도 낮아 균형발전을 위해 선도산림경영단지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인수 산청군산림조합 조합장

지역 산림경영의 주체인 지역주민과 산주의 산림경영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선 단기소득임산물 재배를 통한 소득증진 효과를 몸으로 느끼는 게 중요했다. 선도산림경영단지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목재 자급률 향상을 위한 경제림 조성이지만 이는 결국 지역 산주와 임업인이 산림경영에 관심을 가져야 지속가능하기 때문이다.

마침 2020년 선도산림경영단지 내에서 특화임산물재배단지 조성사업이 가능해지면서 모고단지는 산주와 임업인들이 산림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를 맞았다.

조 과장은 지난 9년 동안 줄곧 모고단지 업무를 맡으면서 특화임산물단지에 각별한 애정과 자부심을 가진 산림경영지도원이다.

그는 “특화임산물재배단지 조성 사업을 시작할 땐 처음하는 사업이라 가이드라인이 없어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결국 선도산림경영단지로서 평범한 산주도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수확할 때까지 계속 지원하는 게 아니라 경제수 조림 지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원하기로 해 예정지를 정리하고 특화임산물을 식재하는 것까지만 지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참여한 임업인들에게 재배기술 학습, 선진지 견학 등을 지원하고 지자체의 저온저장고 지원사업과 같은 행정 정보를 알려주면서 1~2년만 직접 관리하면 소득이 될 것이라 독려하며 동기부여를 계속했다”며 “그 결과 임업인들이 여름철에도 풀베기하러 새벽같이 나오는 등 민음나무에 정성을 쏟았고 스스로 유박 비료의 활용을 연구하는 등 자기만의 재배법을 개발하면서 여느 재배지보다도 빠른 생장과 높은 수확고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참여 임업인들은 지난해 민음나무순 2500kg을 수확해 전년 대비 약 1.6배 성장한 6500만 원의 수익을 달성했으며 올해에는 3700kg을 수확, 약 9600만 원의 수익을 거둬 해마다 생산량과 수익의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 지역문제 해결의 열쇠 모고단지, 정부 관심 가져주길

모고 선도산림경영단지 전경

산청조합이 특화임산물단지에 힘을 쏟았다고 선도산림경영단지의 첫 번째 목표인 목재자급을 위한 경제림 조성에 소홀히 한 건 아니다.

황 조합장을 포함한 산청조합 관계자들은 내년 선도산림경영단지 사업 마무리를 앞두면서 그동안 모고단지에서 실행한 숲가꾸기, 경제수 식재 등으로 지역 산림이 과거보다 훨씬 더 생태적·경제적으로 건강해졌고 40년 뒤에는 성과를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거라 확신하고 있다. 다만 사업이 종료되는 내년 이후에도 국가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 조합장은 “인구감소와 일자리 부족, 고령화에 접어든 산청이 직면한 복합적인 문제 앞에서 모고단지는 해답을 산림에서 찾고 있다”며 “단순 숲가꾸기를 넘어 산림과 문화, 관광, 지역경제가 연결되는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 구축에 나서며 장기적인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다”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