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농기자재 수출전략·네트워크 ‘한자리에’
농진원 2025 농산업 글로벌 도약 포럼 공적개발원조 후속 수출 연계 현지 실증단지 활용 방안 제안도
[농수축산신문=이남종·박세준 기자]
농업 전후방산업 수출액 35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하반기 민·관의 정보교류 행사가 마련돼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지난 3~4일 양일간 전북 전주 라한호텔에서 ‘2025 농산업 글로벌 도약 포럼’을 개최했다.
80여 농기자재 수출기업이 참여한 이번 포럼의 첫째 날에는 전문가 초청 해외진출 전략세미나와 농산업 수출 활성화 정책 공유회가 진행됐다. 다음날에는 농기자재수출기업협의회(AEA) 총회와 함께 AEA 회원사와 농진원 수출지원사업 참여기업들의 ‘수출공감한마당’이 열려 기업 간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시간이 마련됐다.
또 이번 포럼에선 우수 수출기업에 대한 농진원장상 표창식도 처음 마련돼 첫 수상자로 조정섭 에코비즈넷 대표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틀간 이뤄진 포럼의 주요 내용을 개괄하고 새로 선출된 AEA 회장인 오창준 헬퍼로보텍 대표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AEA의 활동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일본, 시장지향적 농업구조 변화로 한국에 기회
첫째 날 진행된 세미나에선 일본과 유럽연합(EU)의 농업시장에 대한 이해와 수출전략 수립을 돕기 위한 전문가 강연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의 수출 활성화 정책 발표가 진행됐다.
특히 이날 발표에 참여한 일본의 농업 컨설팅 회사 아그리커넥트는 현장에서 국내기업과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하는 등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아그리커넥트의 구마모토 이오리 대표는 ‘일본농업의 발전과 미래’ 발표에서 대규모화되는 일본의 농지·농장의 재개발 현황을 짚으며 한국 농기자재 기업과 협력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전했다.
구마모토 대표는 일본 농업의 소수 정예화 추세와 인구감소로 인한 시장 축소 경향을 짚으면서 농가 경영에서 규모화·다각화·소비자 지향성이 중요해졌음을 강조했다. 이에 농장, 시설, 재배지의 확대·재설계 수요가 늘고 있고 타 지역에도 진출하는 영농경영체가 늘어나면서 신시장이 창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업의 다각화·타지역 전개를 추진하는 농업인에 대해서 비료업체가 새로운 지역의 토지 개량부터 함께하는, 다양한 지역의 토양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 일본 농업계에 접근하는 포인트”라며 “아직 일본에는 대규모 개발을 원하는 기업들이 많아 한국 기업들과 협력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 전했다.
또한 영농 규모화와 전문화로 농작업 대행 서비스인 ‘컨트랙터’ 산업이 성장하는 것도 한국 농기자재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언이다.
# 수출 140억 달러 목표 달성 위해 지속 지원...KOPIA 사업지를 테스트베드로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도
농식품부는 올해 농업 전후방산업 수출 목표 35억 달러 달성과 케이푸드플러스(K-Food+)를 10대 전략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와 구조개편을 추진한다는 목표 아래 짜여진 K-Food+ 수출 혁신 전략과 하반기 농기자재 수출활성화 사업 계획을 소개했다.
농식품부는 전후방산업 수출생태계 확충을 위한 ‘농기자재 수출활성화 사업’으로 농기계, 농약·비료·종자, 동물용 의약품, 스마트팜 등 전 분야에 걸쳐 로드쇼, 정책자금, 해외박람회 참가, 시장개척단 파견, 컨소시엄 등의 지원을 하고 있으며 K-Food+ 수출확대추진본부를 지속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등으로 수출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수입규제와 통상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범부처 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불확실한 통상여건 대비 수출준비비용 확대 지원 △경쟁력 강화 위한 무역보험·보증, 홍보·광고, 제품현지화 등 비용 추가 지원 △제조시설 현대화와 원료 구매 자금 등 필요 업체 추가 선정 등을 하반기 시행할 계획이라 전했다.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의 시행기관인 농진청은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된 수출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ODA와 후속 수출이 연계되지 않는 원인으로 수출업체의 제품 현지화와 꾸준한 시장관리의 어려움 등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KOPIA 사업장을 현지 실증단지 같은 일종의 수출인프라로 활용하는 ‘해외 인프라 연계 재배 전주기 토탈 솔루션 수출사업’을 제안했다.
■ [Interview] 오창준 농기자재수출기업협의회장 (헬퍼로보텍 대표이사)ㅇ
“수출 경험 부족한 중소회원사 기회 확대·해외박람회 참관 독려 힘쓸 것”
2017년 5월 설립돼 올해로 8년차를 맞이한 농기자재수출기업협의회(AEA)는 농기계, 농자재, 비료·농약, 축산 등 4개 분야 농기자재 기업들이 힘을 합쳐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단체다.
AEA는 포럼 둘째날인 지난 4일, 80여 회원사가 참석한 총회에서 오창준 헬퍼로보텍 대표이사를 회장으로 선출했다. 오 신임회장의 임기는 2년이다.
오 회장은 “AEA는 수출을 원하는 초보기업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테스트베드라고 할 수 있다”며 “수출을 원하는 중소기업들은 많지만 개별 기업들의 제안을 모두 들어줄 순 없는 현실에서 기업들의 요구를 조율하기 위해 AEA가 조직,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EA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협업 관계를 맺으면서 다양한 공모사업을 해왔다. AEA 회원사는 농진원의 수출지원사업 공모 시 가점을 1점 받을 수 있다. 또 거꾸로 AEA가 회원사의 의견을 모아 농진원에 사업을 제안하기도 한다. 올해 처음 이뤄진 우수 수출기업에 대한 농진원장상 표창도 AEA의 건의로 이뤄진 것이다.
오 회장은 “농진원 사업이 종료되면 구체적인 설문조사지가 나오고 어떤 방법으로 시장을 개척·확보했는지에 대해서 조사한다”며 “농진원 사업 진행 만족도는 굉장히 높으며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 회장은 해외 진출 경험이 일천한 중소회원사에게도 기회를 확대해주는 한편, AEA도 중소회원사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과를 내야 하는 공공기관의 특성상 성과를 바로 낼 수 있는 기업을 지원하는 게 좋을 수 있지만 사실 한 번도 해외에 못나가 본 기업 입장에선 꾸준한 기회를 줘야 실적을 낼 수 있다”며 “AEA 차원에서도 해외 박람회, 로드쇼 등에 회원사들이 참가는 못하더라도 참관이라도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해외사례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협의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