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협회 60주년] “M&A로 규모 키우고 컨트롤타워 세워야 미래 있어”

한국종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행사

2025-09-19     김진오 기자

[농수축산신문=김진오 기자]

“정부가 다년간 추진한 종합계획에도 우리나라 종자 수출 실적은 계획보다 부진합니다. 종자 기업 인수합병(M&A)으로 규모를 키우고 ‘종자산업처’와 같은 정부의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합니다.”

고희종 한국종자연구회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지난 18일 열린 한국종자협회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고 회장은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대한민국 종자 산업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정부는 종자산업 규모를 1조2000억 원, 수출액은 1억2000만 달러, 1000억 원 이상 기업을 3개 이상 육성한다는 5개년 계획을 시행 중”이라며 “하지만 다년간의 종합계획에도 우리나라 종자 수출 실적은 원래 계획보다 부진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우리 종자 시장의 문제점으로 시장 규모의 영세성을 지적했다. 특히 채소류 중심의 소규모 구조와 다양성 부족, 수입 의존, 연구 부족, 유전자변형(GM) 작물개발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 재배 면적 감소, 단일 품목 의존 경향 등이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고 회장은 “한국 종자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종자산업을 규모화하고 글로벌 작물 육성 강화, 연구개발(R&D)투자 확대, 인력 양성 강화, 자생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종자 시장을 바이오산업의 원료가 되는 확장형 산업모델로 인식하고 생산, 유통, 판매 전반에 걸친 정책모델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고 회장은 “종자 기업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인수합병을 통한 기업 규모화와 종자산업처 등 정부의 컨트롤타워 구축이 시급하다”며 “변화의 바람이 불 때는 방풍벽이 아니라 풍차를 설치해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전 호텔ICC에서 ‘종자협회 60년, 함께하는 우리 종자 100년’을 슬로건으로 열린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개회사 △기념사 △연혁 영상과 슬로건 선포 △기념패 수여 △축하 떡 자르기와 축하 공연 등이 진행됐다.

행사에는 어기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더불어민주당, 당진), 정희용 의원(국민의힘, 고령·성주·칠곡),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승돈 농촌진흥청장,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양주필 국립종자원 원장, 테크와코 태평양종자협회(APSA) 회장 등이 축사를 전했다.

김창남 회장은 “우리 협회는 열악한 농업 환경 속에서 재래종과 수입종에 의존하던 현실을 극복하고 종자 산업 육성을 목표로 첫발을 내디뎠다”며 “예순이 되면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말처럼 앞으로는 국내외 시장과 농업인, 소비자, 정부의 다양한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대응, 생명공학 진보 등 거대한 전환점 앞에서 담대한 비전과 실행력을 보여줘야 할 시기”라며 “과거 흥농종묘, 중앙종묘, 서울종묘가 활동하던 종자업계의 전성기를 업계에서는 ‘트로이카(삼두마차)’라고 부르는데 조만간 새로운 트로이카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