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L Interview] 김용관 국립산림과학원장

종자~생산 단계별 비용경감·산림수익 창출 모델 개발 등 수요자 중심 연구 ‘몰두’ 산불확산예측시스템 산사태 예·경보 시스템 등 AI 이용한 시스템 고도화 나설 것

2025-09-23     박세준 기자

[농수축산신문=박세준 기자]

“임업 여건이 녹록지 않습니다. 임업과 관련 산업의 기술개발, 산업화, 상품화, 실용화 등이 중요한 때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역할은 이들을 통해 임업과 관련 산업이 발전하도록 기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초연구뿐 아니라 실용연구를 통해서 성과가 의미 있게 연구 수요자들의 손에 잡힐 수 있도록 매진하겠습니다.”

김용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장은 산림과학원의 역할과 앞으로의 운영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월 11일 제25대 원장으로 취임한 김 원장은 1995년 기술고시(30기)로 공직에 입문한 뒤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장, 국제산림협력관, 산림항공본부장, 산림산업정책국장, 남부지방산림청장 등을 두루 역임하며 산림 현장과 정책에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원장으로부터 지난 반년 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산림과학원의 운영 방향에 대해 들었다.

 

# 수요자 중심 연구에 중점

김 원장은 가장 먼저 수요자 중심의 연구에 무게를 더 둘 것이라 말했다.

그는 “산림과학원이 하는 기초연구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초연구만 해서는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산림청의 정책지원에 응답을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수요자 중심 연구, 임업인이 희망하는 연구를 핵심키워드로 해, 올해 연구수요조사를 강화하고 조사 결과를 신규과제에 잘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정책지원이 연구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고 성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난 반 년동안 성과평가 체계도 개선한 점은 김 원장의 지난 반년 임기 성과 중 하나다.

‘심고·가꾸고·베고·다시 심는’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위한 연구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김 원장은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에서 FSC 인증과 같은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인증이 요구한 기준이나 지표를 잘 활용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경제성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이 산림경영의 해답으로 도입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 산림과학원이 할 일”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종자에서부터 생산까지 단계별로 비용을 최대한 경감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연구를 추진해야 한다”며 “나아가 새로운 숲을 가꾸는 과정에서 전통적 임업 외에도 휴양, 관광, 복지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솎아베기(간벌)와 목재 수확에서도 친환경적으로 하되 최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친환경 벌채와 관련된 다양한 방법도 국제공동연구 등을 추진하면서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AI 시대, 산림분야는 산림과학원이 앞장설 것

인공지능(AI)이 새로운 산업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때부터 AI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AI 3강 도약, 세계 최강 AI 인프라 구축’ 등을 공언했으며 네이버, LG, 삼성 등 대기업들도 AI 산업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산림·임업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산림과학원은 이 같은 흐름을 데이터 개방으로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 원장은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건 데이터”라며 “데이터 수집도 중요하지만 데이터를 공유하고 공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데이터 개방의 의의를 설명했다.

산림과학원은 산악기상정보망, 유량관측망, 산림생태플럭스타워 등 4가지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들 빅데이터의 수집량을 늘리기 위해 센서 등을 확충하고 모든 데이터의 공개를 의무화했다.

김 원장은 “연구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는 리포지토리(Repository)에 축적하고 전수 공개를 의무화했다”며 “다만 지적재산권, 특허, 논문 등과 관련된 데이터는 성과를 획득한 이후 즉시 공개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원장은 “이는 산림과학원 구성원과 연구자들의 자발적 참여와 동의가 중요하기 때문에 소통과정을 거쳤고 성과평가에서도 데이터 공개·공유를 실적으로 평가해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과학원 스스로도 AI를 활용해 산림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산불확산예측시스템, 산불예보시스템, 산사태 예·경보 시스템(KLES) 등에 대해 AI를 이용한 시스템의 고도화 혹은 개발에 나선다는 게 김 원장의 전언이다.

또 김 원장은 “정부 차원에서 소버린 AI(자주적 AI)를 말하고 투자하겠다고 하는데, 소버린 AI가 구축되려면 각 분야의 전문지식에 기반한 도메인 AI가 필수적이다”며 “산림 분야는 재난 대응을 중심으로 도메인 AI를 개발하고 서비스할 필요성이 높으며 이로써 소버린 AI도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AI는 산림휴양·관광 등을 통한 지역발전에 관한 연구, 산림 천연물의 그린바이오 연구 등에서도 활용돼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