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수출품목 다변화로 여는 K-FOOD ‘제2의 전성기’ ③전통 나물류의 세계화에 나서다 - 농업회사법인 ㈜네시피에프앤비
K-컬쳐 인기에 힘입어 유럽시장에 ‘도전장’ 나물류 외 참기름·고춧가루도 수출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지역의 중소제조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 나물류를 수출하며 농식품 수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기업이 있다.
바로 전남 장성군 북하면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네시피에프앤비가 그곳이다. 네시피에프앤비는 ‘Natural(자연의)’과 ‘Recipe(조리법)’의 합성어 법인명에서 보듯 자연과 닮은 건강한 식품을 생산·유통하는 농수산식품 수출 전문 기업이자 대표적인 농촌융복합산업 경영체이다.
네시피에프앤비가 수많은 농수산식품 수출기업 가운데서도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데는 일찍부터 지역내 중소제조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 나물류를 미국, 유럽연합(EU) 등에 수출, 농식품 수출의 새로운 가능성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간 150만 달러 이상의 전통 나물류 수출로 농식품 수출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네시피에프앤비를 소개한다.
# 전남지역 제조업체들과 협업, 수출공동브랜드 ‘네시피(Necipe)’ 발족
“이전부터 식품제조업체에 근무하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자는 마음에 장성에 정착한 후 40대 초반 1인 기업으로 비용과 시간 등이 덜 투자되는 나물류를 아이템으로 지역 기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지금의 네시피에프앤비를 설립했습니다.”
장현순 대표는 2013년 농수산물 생산량 전국 최대 지역인 전남도의 농수산식품 산업 발전을 위해 전남 지역의 정회원 7개사와 40여 개 비회원 제조업체들과 협력체계를 구축, 농수산가공식품 수출 공동브랜드인 ‘네시피’ 사업단을 조직하고 지금의 1인 기업 형태로 네시피에프앤비를 설립했다.
으레 그렇듯 처음부터 해외 시장 진출이 순조로운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장 대표는 회원사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수출 절차를 이해시키는 동시에 현지 시장조사, 해외 신문·라디오 홍보, 수출 맞춤형 상품개발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30대 초반 정착한 장성의 맛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 무작정 미국 시장에 문을 두드렸던 경험이 큰 힘이 됐다.
# 초기 미국 한인시장·온라인 플랫폼 타깃으로 수출, 유럽 진출까지 성공
특히 내수시장의 포화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남 농수산식품 수출시장으로 가장 큰 가능성을 지닌 미국을 타깃시장으로 설정하고 일찍부터 온라인 플랫폼 진출을 도모한 것이 성장을 발판이 됐다.
장 대표는 “전 세계 해외 동포 755만 명 중 255만 명이 체류하는 미국 식품시장의 식품 수출가능성을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미국 현지 시장을 방문, 직접 현지 바이어와의 소통과 식품 소비 트렌드를 분석했다”며 “그 결과 미국 내에 고정적으로 수출가능한 수입업체 5개사를 확보, 네시피에프앤비뿐만 아니라 전남도 내 식품 수출기업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했다”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 과정에서 그는 창업 초 자본도 인력도 부족한 상황임을 깨닫고 미국 시장 내에서도 소매유통, 대형 마켓 등 단계별 공략 목표를 설정, 차근차근 현지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이에 더해 장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급속도로 증가한 온라인 식품시장에 주목했다. 이에 2020년 전남도가 추진한 ‘아마존 전남 브랜드관’ 입점 지원사업에 국내 운영사로 참가, 온라인 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발굴하고 통관 준비를 위한 인증 지원과 입점제품의 해외 운송을 위한 공동 물류 시스템 구축에 매진한 결과 전남도내 43개 기업 98개 제품이 아마존을 통해 판매되는 성과를 일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는 2022년 4월 ‘전라남도농수산식품온라인수출협회’가 창립되는 계기가 됐다.
네시피에프앤비는 현재 미국 중서부 지역의 한인 대형마트인 H마트와 한남체인, 시온마켓 등에 나물을 수출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도 입점해 안정적인 판로도 확보한 상태다.
장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불러온 케이(K)-컬쳐의 인기에 힘입어 미국 시장 이외에 식품 수출요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5개국에 아마존 전남 브랜드관 추가 개설을 계기로 EU 농식품 수출에 필요한 각종 인증을 취득해 나물류 이외에 시그니처 상품으로 참기름, 들기름, 고춧가루 등 국가별 타깃 품목을 선정·수출 중이다. 향후에는 세계적으로 간편식 시장의 성장이 점쳐지면서 간편식 수출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으로 현재 협력업체를 찾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설립 첫해인 2013년 12만5000달러였던 수출 규모는 2018년 70만 달러를 넘으며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수출탑 표창을 받은데 이어 2019년에는 99만2340달러를 수출해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수출유공자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고 2021년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며 강소 수출기업으로서 이름을 알렸다. 직접 수출 이외에 제조사를 통한 간접 수출까지 더하면 연간 15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장 대표는 “입점 중인 글로벌 대형 온라인 플랫폼인 아마존을 활용해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 인도 등으로 수출국을 넓힐 계획”이라며 “올해는 기존 바이어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시그니처 상품 수출도 안정화 단계에 돌입한 상황이어서 수출목표를 200만 달러로 잡았으며,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지역에서 수출을 계획하는 기업들에게 컨설팅, 수출 업무 실습 등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해 안정적으로 수출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도 다하겠다”고 밝혔다.
# 6차 산업화에 성공한 농촌융복합산업 경영체로 모범
네시피에프앤비는 농식품 전문 수출기업이기도 하지만 2021년 농식품부가 선정하는 ‘이달의 농촌융복합산업인’으로 선정될 정도로 농촌융복합산업 경영체로서 모범이 되고 있다.
단순히 농산물 유통 기업에서 벗어나 지역의 농산물과 관광지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농가소득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네시피에프앤비는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우선시 하고 있다. 10여 개 지역농가와 계약재배, 지역매입을 통해 조달하는 취나물, 토란, 가지 등 8종의 나물류 물량만 해도 연간 약 22톤에 달한다. 지역 농가로부터 구입한 나물은 건나물, 냉동나물 등으로 제조·가공해 판매한다.
이에 더해 2019년 전남 장성군 북하면 백양사 입구에 체험·홍보관 형태의 팜카페를 개설, 지역 농업인들이 재배한 제철 신선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쿠킹클래스 체험 등을 운영하며 지역 관광 활성화는 물론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끝>
[성공 창업농이 전하는 한마디]
장현순 네시피에프앤비 대표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목표설정 중요
“나 자신도 아직까지 해야될 일도 많고 꿈도 크겠지만 성급한 기대보다는 꾸준히 도전하려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창업에 성공하려면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나의 여건에 맞는 단계별 목표설정을 하고 추진전략을 세워야 한다. 경험상 너무 넓게 사업영역을 확장하지 말고 오히려 깊게 파려는 노력이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
더불어 ‘바이어는 기다리지 않는다’는 말을 명심했으면 한다. 소비자의 트렌드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그 흐름을 잡는 것이 중요하며, 바이어가 찾아오길 기대하기 보다는 먼저 바이어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역량을 배가해 나가야 한다.
해외 박람회 참가 등 정부의 수출 지원 역시 사전에 타깃시장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수출기업에게 제공하고 수출에 필요한 역량 강화 교육을 통해 통관, 검역 등의 장애요소들을 사전에 제거, 실질적인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동기획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수축산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