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한국종축개량협회 공동기획] 미래 축산의 열쇠, 유전자에서 찾다 ⑩ 최명회 노곡목장 대표

젖소의 강한 다리와 탄력 있는 유방은 ‘생산성’과 직결

2025-10-31     김신지 기자

[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홀스타인품평회서

그랜드챔피언 등 4관왕 영예

“개량을 통해 생산성을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농장의 수익을 올리는 것이 개량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입니다. 한국홀스타인품평회는 개량의 성과를 농가들이 마주할 수 있는 대회로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은퇴식이라고 생각했던 올해 한국홀스타인품평회에서 그랜드챔피언과 준그랜드챔피언, 시니어챔피언, 인터미디어트챔피언까지 4관왕을 달성하게 돼 기쁩니다.”

올해 한국홀스타인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인 그랜드챔피언과 준그랜드챔피언뿐만 아니라 시니어챔피언, 인터미디어트챔피언까지 동시에 거머쥔 최명회 노곡목장 대표는 개량 선도 농가로 유명하다.

지난 30여 년 동안 단 한 번도 빠짐없이 한국홀스타인품평회에 출품한 그는 마지막 무대에서 모든 상을 휩쓸었다며 이제 2세들에게 무대를 넘긴다고 미소지었다.

2025 한국홀스타인품평회에서 4관왕을 달성한 최명회 대표를 만나봤다.

# 개량, 앞서나가는 농가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

최 대표는 1996년 직업군인에서 전역 후 낙농에 뛰어들었다.

그는 “군 생활이 체질에 맞지 않아 고향인 포천에 내려와 아버지가 키우던 한우 20마리를 젖소로 바꾼 게 시작이었다”면서 “남들보다 늦게 출발했으니 더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계량에 눈을 떴다”고 전했다.

개량에 대한 필요성이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대부분 농가에서 1000~2000원 정도의 정액을 썼지만 그는 5만 원짜리 최고가 정액을 아낌없이 사용했다.

최 대표는 “좋은 종자를 써야 좋은 소가 나온다는 믿음 하나로 버텼다”며 “좋은 정액만큼 중요한 게 모계(母系)로 후대축 성적의 70%는 어미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2010년 구제역에 걸려 목장의 소들을 살처분해야 했던 최 대표는 착유할 수 있는 젖소가 없어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힘들어도 개량을 포기한 적은 없다”면서 “이웃 농가들의 도움과 개량에 대한 의지로 목장을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최 대표는 이어 “젖소의 개량은 단순히 쇼를 위한 게 아니다”면서 “강한 다리와 탄력 있는 유방은 생산성과 직결되며 건강한 체형이 곧 유량과 장수성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 농가의 개량 의지 높이는 홀스타인품평회

최 대표의 개량 의지는 포천개량동호회의 창설에서도 알 수 있다.

그는 2003년 국내 최초로 일본 북해도에서 교육을 받은 후 개량동호회의 필요성을 느껴 포천개량동호회를 만들었다. 이후 그는 지역개량동호회 활성화 방안을 만들고 전국의 지역 소규모 개량동호회 창설에 이바지하며 개량의 중요성을 알렸다.

최 대표는 “30여 년간 한 번도 한국홀스타인품평회 출품을 빠뜨린 적이 없었지만 그랜드챔피언 수상과는 인연이 없었다”면서 “주니어·시니어 챔피언, 육종농가상까지 다 받았는데 그랜드챔피언을 수상하지 못 해 아쉬움이 있었지만 은퇴식이라고 생각했던 올해 대회에서 큰 성과를 얻어 기쁘다”고 전했다.

밤새 출품우를 손질하며 포천 계량동호회 후배 동료들과 함께 품평회를 준비한 결과 그의 ‘노곡 볼튼 핫잡 836호’가 그랜드챔피언에, '노곡 몬트레이 엘리웁 915호'는 준그랜드챔피언에 올랐다.

그는 “심사위원이 두 마리를 비교하더니 두 마리 다 노곡목장의 소인지 물어봤다”며 “은퇴 무대에서 그랜드를 받으니 평생의 한이 풀렸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품평회는 단순한 경연이 아니라 농가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는 무대”라며 “힘들다고 피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