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원, ‘과수 스마트 엽면시비기’ 현장 실증 돌입

과수농가 엽면시비·병해충 방제 작업 고령 농업인 부담 경감 기대

2025-11-11     이남종 기자

[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농업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과수농가의 엽면시비·병해충 방제 작업을 자동화하는 기술이 본격적인 현장 실증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높은 체력 소모와 숙련도를 요구하는 작업 특성상 고령 농업인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지난 6일 ‘2025년 농업기술 산학협력지원사업’을 통해 농촌진흥기관 추천기술인 ‘과수 스마트 엽면시비기’를 실증과제로 선정,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와 함께 현장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순중 한농대 교수 연구팀이 개발·실증 중인 이 장비는 주행부와 작업부로 구성된다. 연구팀은 현장 의견을 반영해 △장애물 감지 자동 정지 △제동 성능 개선 △경사 안정 주행 등 안전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작업부에는 △교반기·잔량 게이지 탑재 △분무 효율 개선 등 작업 성능 향상 요소를 적용했다.

이번 실증의 핵심은 자율주행 기능이다. 설정한 경로를 따라 장비가 스스로 이동하며 엽면시비를 수행하고, 작업 완료 후 출발 지점으로 자동 복귀한다. 이로써 작업자의 지속 조작 부담과 농약 노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강원 정선, 대전 유성, 전북 장수, 경북 영주 등 4개 권역에서 시연회를 진행했으며, 참가 농가 대상 설문에서 92.2%가 “실제 사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한 정선지역 사과 재배 농가는 “리모컨 조작으로 작업 노출이 줄어들었고 경사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해 고령 농가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홍 교수는 “과수 농작업은 체력 소모가 크고 고령화된 농업 현장에서 가장 부담이 큰 작업 중 하나”라며 “이번 장비는 자동주행과 안전 제어 기능을 갖춰 농가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작업 효율 개선을 목표로 개발했으며 앞으로 농가 의견을 계속 반영해 사용성이 높은 장비로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향후 연구팀은 자율주행 정밀도 향상, 약대(분무 노즐) 길이 확장 등 후속 기능 고도화를 추진하고 실증 참여 농가와 관심 농가를 대상으로 장비 사용 교육도 병행할 계획이다.

안호근 농진원장은 “연구 성과가 농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실증과 보급을 지속 확대하겠다”며 “노동력 절감과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이 기술 확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