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1대 대한한돈협회장 이·취임식 개최
25일 aT센터 5층 그랜드홀서 이기홍 회장, “한돈산업 새로운 100년 열겠다”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제20·21대 대한한돈협회 회장 이·취임식이 25일 aT센터 5층 그랜드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충남 당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차원에서 규모를 최소화해 진행됐다.
행사에선 국회 곽상언 의원(더불어민주, 종로)과 홍문표 aT 사장이 축사를 했고 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한국낙농육우협회장), 오세진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대한양계협회장)도 축하의 인사를 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선교 의원(국민의힘, 여주·양평)은 영상으로, 정희용 의원(국민의힘, 고령·성주·칠곡)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각각 축전을 보냈다.
이상용 대구경북양돈농협 조합장은 축하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기홍 신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21대 협회장과 13대 한돈자조금 관리위원장으로서 한돈산업의 새로운 100년을 열기 위한 세 가지 약속을 드리고자 한다”며 “탄소중립, 냄새 저감, 환경개선 등 기후위기 시대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후보돈 방역순치돈사 설치 특별법 추진으로 질병 걱정 없는 한돈산업을 만드는 한편 국민과 함께하는 한돈산업, 존중받는 한돈산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은 임기 4년간 특수활동비 2억4000만 원 전액을 협회 장학기금 등의 명목으로 기탁했다.
다음은 이날 취임사 전문이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한돈협회 제21대 회장
한돈자조금 관리위원회 13대 위원장의 중책을 맡게 된 이기홍입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전국의 한돈 가족 여러분.
본격적인 취임 인사에 앞서, 무거운 마음으로
양해의 말씀을 먼저 올립니다.
오늘 아침 충남 당진 ASF가
최종 ‘확진’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전국 한돈농가에
‘48시간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진 그야말로
초비상 상황입니다.
이처럼 엄중한 시기에는 행사를 멈추는 것이
마땅하나, 이미 모든 준비가 완료되어
취소 시 더 큰 혼선이 우려되기에,
부득불 임원진과 외빈 여러분만 최소한으로 모시고 예정된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점, 너그러운 혜량을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오늘 이 자리가 누구보다 아쉽고
안타까운 분이 계십니다.
바로 오늘을 끝으로 지난 임기를 영예롭게 마치시는 제20대 손세희 회장님입니다.
손세희 회장님께서도 농장이 이번 발생 지역인
충남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마지막 떠나시는 이임식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동제한 명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방역에 솔선수범하기 위해 참석을 포기하셨습니다.
본인의 이임식조차 뒤로 한 채 끝까지
농가와 산업을 먼저 생각하신 손세희 회장님의
그 숭고한 결단과 희생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오늘 저의 취임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새벽부터 먼 길을 달려오셨던 이남철 고령군수님과
안용덕 축산정책국장님을 비롯한
농식품부 관계자 여러분께서도,
이곳 행사장 인근까지 오셨다가
확진 소식을 접하시고 방역 안전을 위해
급히 발길을 돌리시는 결단을 내려주셨습니다.
특히 저의 취임식을 본인의 일처럼 기뻐하시며
누구보다 각별히 챙겨주셨던 이남철 군수님께는
먼 길 오시게 하고 얼굴도 뵙지 못한 채
돌려보내 드려 신임 회장으로서
너무나 송구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이동중지 명령을 준수하고
국가 방역에 협조해주신 그 깊은 뜻,
제가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또한, 기쁜 마음으로 이 자리를 찾아주려 하셨던
우리 수많은 농가 회원님들께도 참석 자제를
요청드릴 수밖에 없었던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이 냉혹한 현실이 바로 제가 지금 이 순간부터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임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비록 몸은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하지만
농장을 지키며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계실
전국의 5천여 한돈 농가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오늘 취임식은 향후 유튜브 등으로
공개해 저의 포부와 다짐을 다시 밝히겠습니다.
저 이기홍, 임기 시작과 동시에
철통같은 방역과 질병 근절을 위해
제 모든 역량을 바치겠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이 자리를 지켜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먼저 국정과 현안으로 누구보다 바쁘신 와중에도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신 곽상언 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그리고 농업·식품산업의 큰 축을 이끄는
홍문표 aT 사장님께도 깊은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축산업의 동반자이신
한국농축산연합회 이승호 회장님,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오세진 회장님을 비롯한
모든 기관·단체장님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존경하는 한돈인 여러분.
저는 스무 살, 혈기 왕성하던 시절에
용인 자연농원 양돈사업부에서
돼지와 처음 인연을 맺었습니다.
흙먼지 날리는 돈사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며 보낸 그 시절부터 지금 이 자리까지
저 이기홍은 오직 '한돈'이라는 외길만을 걸어왔습니다.
지난 40년동안 수없이 많은 현장을 다니며 얻은 결론은 단 하나입니다.
현장에는 거짓이 없고, 현장에 답이 있다.
고령지부장을 시작으로 중앙회 이사, 부회장,
그리고 자조금 대의원회 의장까지 오면서
저는 늘 현장에 있었습니다.
농가가 부르면 어디든 달려갔고,
우리의 생존권이 걸린 현안 앞에서는
누구보다 앞장서 싸웠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한돈산업은
말 그대로 벼랑 끝에 서 있습니다.
과거 우리에게 축산업은 '장려'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수많은 '규제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민원은 늘고, 생산비는 치솟고,
숨 쉴 틈 없이 몰려오는 환경 규제 앞에서
우리 농가들은 "이제는 정말 버티기 힘들다"
절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현실을 바로잡고, 다시 ‘농가가 중심이 되는 산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협회장에 출마했고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
저는 고령과 군위, 그리고 합천에서
저의 가족과 친지, 아들, 며느리까지
온 가족이 양돈업에 종사하는 '진짜 양돈 가족'입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의 고통이 곧 저의 고통입니다.
여러분의 시름이 곧 저의 시름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자리를
‘명예’를 위한 자리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양복만 입고 의전만 챙기는 회장
절대 되지 않겠습니다.
제가 선택한 길은 분명합니다.
장화 신고 현장을 누비는 회장,
문제가 생기면 제일 먼저 달려가는 회장,
끝까지 해결하고 돌아오는 ‘해결사 회장’.
저의 지난 삶이 그랬듯,
앞으로의 4년도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제 자식 세대에게, 그리고 후배들에게
빚더미와 규제 덩어리가 아닌,
'희망'과 '자부심'인 한돈산업을 물려주고 싶습니다.
그 절박한 심정, 부모의 마음으로
앞으로 4년의 임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존경하는 한돈인 여러분
위기는 기회의 다른 이름입니다.
저는 오늘 제21대 회장으로서,
우리 산업의 위기를 돌파하고
'한돈산업의 새로운 100년'을 열기 위한
세 가지 약속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미래를 열어가는 한돈산업이 되겠습니다.
탄소중립, 냄새 저감, 환경개선. 기후위기 시대에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문제를
농가의 “희생”으로 풀지 않겠습니다.
정부의 “일방적 강제”로도 풀어서도 안 됩니다.
저는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환경과 생산은 서로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살리는 선순환 구조입니다.
시설을 현대화하면 폐사율이 줄어들고,
폐사율이 줄면 생산성이 오르고
생산성이 오르면 비용이 절감됩니다.
비용이 줄면 환경개선 여력이 생기고,
이것이 곧 탄소저감으로 이어지며,
결국 소비자 물가 안정까지 연결됩니다.
저는 이 선순환이
현장에서 시작되도록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한돈인 여러분,
이것은 막연한 꿈이 아닙니다.
이미 현장에서 증명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최근 현대화 사업을 마친 선도 농장들을 보십시오.
첨단 환기 시스템과 정화 기술을 통해
이미 ‘냄새 제로’에 가까운 농장들이
현실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답은 이미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규제’가 아니라
잘 설계된 ‘지원과 확산’입니다.
따라서 저는 정부 정책의 판을 바꾸겠습니다.
민생과 동떨어진 규제는 과감히 없애고,
농가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과 장려 정책이
현장 중심으로 설계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에
“현장을 먼저 보고 정책을 만들라”며
끝까지 설득하겠습니다.
둘째, 질병 걱정 없는 한돈산업을 만들겠습니다.
20년 넘게 우리를 괴롭혀온 소모성 질병,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저는 그 핵심 해법으로
후보돈 방역순치돈사 설치 특별법을
강력히 추진하겠습니다.
식물도 들여오기 전에 육묘장에서 키우듯,
돼지 역시 후보돈 입식 단계에서
병원체에 안전하게 순치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것을 제도화하면 질병 발생은 크게 줄어들고,
농가 소득은 튼튼해지고,
그 여력으로 환경개선까지 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이 법은 단순한 방역 대책이 아닙니다.
한돈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제도적 혁신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셋째, 국민과 함께하는 한돈산업, 존중받는 한돈산업 을 만들겠습니다.
한돈은 국민의 식탁을 책임져 온 산업입니다.
우리 한돈산업은 연간 매출액 9조 6천억 원,
전후방 산업을 포함하면 27조 원에 달하는
대한민국 농업의 기둥입니다.
국민 1인당 연간 31kg의 돼지고기를 소비하며,
전체 육류 소비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식량 안보의 핵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냄새의 주범, 민원의 대상이라는
오해와 편견 속에 갇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좌절하거나 멈추지 않고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노력하겠습니다.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사회와 더 깊이 소통하며,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에 우리가 더 앞장서고
더 땀 흘리겠습니다.
그리하여 도시와 농촌이
함께 어울리는 문화를 만들어 낼 때
국민은 우리를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따뜻한 이웃”이자 “진정한 동반자”로 바라보고
우리를 존중해 줄 것입니다.
협회와 자조금은
이 변화가 국민의 공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홍보·대관을 전면 혁신하여
한돈의 가치를 국민 가슴속에 깊이 심겠습니다.
사랑하는 한돈인 가족 여러분.
저는 이 자리를
명예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폼나는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국민과 함께하는 한돈산업,
미래를 열어가는 한돈산업,
존중받는 한돈산업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그 길을 열기 위해
저는 장화를 신고 현장을 뛰겠습니다.
정부와는 당당하게 협상하고,
국회와는 진심으로 소통하며,
업계와는 상생의 길을 열겠습니다.
여러분,
저와 함께해 주십시오.
저를 믿어 주십시오.
지켜봐 주십시오.
그리고 잘못된 길을 가려고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잡아주십시오.
여러분의 따끔한 충고, 저는 언제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저 이기홍
여러분과 함께 위대한 한돈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힘차게 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