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한농대 출신 청년농이 말한다 – 이도경 씨(한우전공)

새로운 길을 열어준 고마운 한농대

2025-11-25     농수축산신문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기후위기, 취업난, 저출생 등 많은 사회문제가 청년을 압박하는 나날이 지속되고 있다. 나만 해도 중학생 때까지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부족한 성적,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취업은 또 다른 문제였기에 그런 부담감에 화학공학과 진학을 포기했다. 한국농수산대를 선택한 건 일종의 회피나 도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한농대를 다니면서 나는 무언가를 포기한 것이 아닌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장 먼저 깨달은 한농대의 장점은 양질의 수업이다. 소의 질병과 구분법, 영양학의 중요성과 중요한 영양소가 포함된 사료 설명, 소의 구조와 근육의 특징 등 이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바로 농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정보를 배울 수 있어 나의 선택에 자신감을 얻었다.

게다가 한농대에서의 배움을 통해 서먹했던 아버지와의 관계도 개선됐다. 배운 내용들을 들려드리니 귀농하실 때 배운 것들이 새록새록 떠오르시는 듯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농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전공과 다른 진로로 갈 일이 거의 없다 보니 같은 길을 걷는 친구들과 대화하는 재미에 빠졌다. 간단한 호구조사뿐 아니라 각 농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좋았다.

내가 애초에 과학자가 되고 싶었던 것은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농장을 운영하면서도 친환경농업을 통해 이같은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꿈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꿈을 좇는 방향을 바꾼 것뿐이었음을 깨달았다. 이런 기회를 준 한농대에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