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 그들만의 바다의 날

2005-06-01     농수축산신문
최근 기자는 우연찮게 몇몇의 필부필부(匹夫匹婦)에게 “5월 31일이 무슨 날이냐?”고 질문한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극히 일부의 `바다의 날''이라는 답을 제외하고 대다수가 5월의 마지막날, 누구누구의 생일, 화요일 정도로 우스개 대답만 듣게 됐다.

기자 조차 특별한 관심이 없으면 수없이 많은 기념일을 알 수 없는 노릇이고 보면 이 정도는 당연한 응답일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1996년 출범이후 장보고사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공(?)을 들인 것을 감안한다면 어째 좀 떨떠름하다.

장보고사업 초기 예산 확보과정에서 산하단체로부터 받은 비난을 감수하면서 또한 과거 대통령까지 감상한 `오페라 장보고''를 비롯 최근 모 방송사가 종영한 `해신'' 등 장보고 대사를 통한 해양의 위상을 전국민들에게 확산시킨 해양수산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느낌마저 들었다.

장보고 대사의 청해진 설치 날을 기념해 선정한 바다의 날이라는 사실이 무색해져 버렸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바다의 날이 10주년이라고 해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국제포경어업위원회(IWC) 회의가 약 한달간에 걸쳐 바다의 날 메인 행사가 열린 울산에서 열리고 있는데다 바다의 날을 통해 처음으로 동서 화합의 장을 마련한 것과 함께 각종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준비했다.

하지만 이같은 부산함과 준비에 비해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 것이다. 노무현대통령은 올 10월에 개최될 전국체전행사에 참석키로 하고 이번 바다의 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대언론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못내 아쉽다.
일부 해양수산부 출입기자에게 초청장과 출입카드가 전달되지 않아 해양수산부가 바다의 날 홍보마인드가 있는 것이냐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또한 바다헌장 제정이라는 프로그램이외 바다의 날 10주년을 기억할 만한 정책적 프로그램이 제시되지 않은 점도 지적될 수 있다. 여전히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쳤다는 비판적 시각이다.

해양수산부는 바다의 날을 즈음해 지금까지 해 온 주요 정책을 홍보했지만 10주년에 걸맞는 새로운 정책이 없어 요란하게 떠든 10주년의 의미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수산인들은 바다의 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산업이 먹고사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