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신임 농경연 원장에 거는 기대
2005-10-05 길경민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제 10대 농경연 원장에 선임됐다.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지난달 29일 3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거쳐 최 선임연구위원을 농경연의 사령탑에 앉혔다.
이에 따라 지난 3월초 이정환 원장이 사퇴한 이후 원장대행체제로 운영돼온 농경연이 무려 7개월만에 제자리를 잡게 됐다.
물론 원장 공석기간동안 부원장이 그 권한을 위임받아 나름대로 농경연의 역할에 충실해 온건 사실이다. 개방화시대를 맞아 우리농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농경연에서 수행해온 싱크탱크 역할은 그 전이나, 그 후에도 달라진게 없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 역시 그 역할을 벗어나지 않았다는게 주위의 평이고, 그 중심에는 원장대행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신임 원장에게 거는 농업계의 기대는 그 어느때 보다 크다 할 것이다. 특히 농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은게 현실인데, 이같은 현실이 대외통상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자타가 공인하는 통상전문가가 농경연의 조타수를 잡았다는 것은 뭔가 해결방안을 찾지 않겠느냐는게 농업계의 솔직한 바람이다.
다시말해서 FTA, DDA 등 농업협상을 비롯해 당장 농업계 현안으로 부각돼 있는 쌀 협상에서 될 수 있으면 농업에 피해가 덜 가도록 하는 이론적 뒷받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농경연 직원들이 진정한 농업계 싱크탱크로서의 자부심과 위상을 갖도록 해주는게 신임 원장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여론에 밀려 엉뚱한 곳으로 가야만 하는 농경연의 현안도 신임 원장이 풀어야 할 숙제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직원들이 신임 원장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판단이다.
최 신임 원장이 업무능력면에서는 탁월하다는게 자타의 평이긴 하지만 신임 원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후보간 편이 갈렸던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 신임 원장이 피아구분 또한 분명하다는게 농경연 직원들의 평이고 보면 향후 최 신임 원장의 농경연 운영방침에 촉각을 모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울러 최 신임 원장의 취임과 함께 세대교체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그동안 최 신임 원장과 경쟁관계에 있었던 직원을 비롯해 시니어 직원들에 대한 배려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기존 연구에 대한 격려와 앞으로 진행해야 할 연구에 대해 자율성을 부여해야 농경연이 우리 농업계의 싱크탱크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3명의 농경원 원장 후보 가운데 그나마 잘됐다는 평가보다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듣고, 못 듣고는 최 신임 원장의 행보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