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관리업무 ´품목별 일원화´ 바람직" 식품안전관련 자문회의

2005-11-14     김선희, 최상희

최근 김치파동으로 제기된 식약청으로의 식품관리업무 일원화에 소비자단체, 생산자단체, 학계를 중심으로 농림부에서 관리하는 품목별 일원화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8일 박해상 농림부 차관보 주재로 열린 식품안전 관련 자문회의에 참석한 이문한 서울대학교 수의대 교수는 “식품안전 시스템은 생산부터 유통까지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식약청은 가공, 유통만 가져가겠다는 것인데 오히려 더 큰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도 “식품안전문제는 생산단계에서부터 시작돼야 하는데 식약청이 여기서부터 통제할 수 있겠는가”라며 “단순히 예산과 인력을 늘린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닌 만큼 생산단계부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옥자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부회장은 “기생충 알 사건의 경우 사후 대책없이 무조건 터트리고 보자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며 “생산을 관리하는 부서를 배제하고는 안전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탁명구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그동안 수없이 많은 논의를 통해 국무총리실에서 안전관리방안을 마련했는데 식약청이 이번 사태를 빌미로 일시에 논의를 뒤짚으려고 하는 발상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참에 오히려 식약청의 식품과 의약을 나눠 식약청은 의약부문만 담당토록 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호경 한우협회 회장은 “식품의 안전성 사고가 생길 때마다 일원화 논의를 끄집어내는 식약청의 의도가 무엇이냐”고 말하고 “이번 김치사건의 경우도 결국 책임부서는 식약청인데 현재 일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일원화 운운하는 발상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석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도 “식품의 안전성문제는 근본적으로 생산단계부터 철저하게 관리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양돈협회도 이와 관련 지난 10일 성명서를 통해 “김치사건이나 만두사건은 식약청에서 생산에서부터 판매까지 모두 관리하는 식약청 고유품목이다”며 “이번 사건은 식품안전관리업무를 일원화하는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축산물의 경우 농장에서 식탁까지 원칙을 준수하고 사전 예방적 안전관리를 위해 생산부터 가공, 유통, 수입 등 일련의 관리업무를 농림부에서 계속 관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0일 정세균 열린우리당의장 겸 원내대표와 농림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기로 돼 있던 식품관리업무 일원화 관련 당·정회의는 취소됐다.

열린우리당은 8개부처로 분산된 식품안전관리 업무를 복지부와 식약청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예산, 인원도 대폭 증가, 식품안전사업에는 삼진아웃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