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컬럼> 수면 위로 떠오른 목우촌 자회사화

2006-01-25     권민

농협중앙회 3급 이상의 인사·이동이 지난 20일자로 모두 끝났다. 그리고 이동 부서 내에서의 업무분장도 마무리됐다. 2~3주간 어수선했던 각 부서가 차츰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제 새롭게 짜여진 인적구성은 농협중앙회 내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야 할 책임을 가지고 업무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번 인사·이동과 맞물려 새롭게 업무분장을 한 목우촌 분사는 농협중앙회 내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분사 내 자회사 설립추진단이 구성됐기 때문이다. 7월 자회사를 목표로 세부적인 계획 수립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축협중앙회 노조는 물론 일선축협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14일 ‘2006년 조직 개편 및 정원 조정안’에 계육·육가공분사의 자회사 추진안이 포함돼 있다는 것에 반발한 축협중앙회 노조의 10층 점거 농성으로 시작된 ‘자회사 갈등’은 명찬동 위원장의 단식과 축산경제 집행부와 이사 조합장들의 간담회 등을 통해 건의된 안이 받아들여져 노사가 합의하면서 마무리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 노조와 중앙회장의 반대로 원래의 안으로 되돌아왔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던 자회사안은 △올 6월까지 양 분사를 통합하고, 7월 이후 자회사로 출범한다 → △올 한해 통합한 후 연말에 경영상태를 점검해 내년부터 자회사 한다 → △올 한해 통합한 후 경영여건이 성숙된 후 이사회 부의안건에 명시하고, 자회사 출범시기와 방법은 축산경제대표이사가 결정한다(노사합의 내용) 로 결정됐다가 연말 이사회에서 원래의 안대로 추진키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해당 상무와 부서장들은 수정 책임을 지고 일시적인 대기발령을 받기도 했고, 농협중앙회 노조와 축협중앙회 노조의 갈등도 있었다.

일선축협조합장들이나 축협중앙회 노조가 반대하는 것은 목우촌 자회사가 아니다. 경영정상화의 기반이 닦여진 후 장기적 계획이 수립되고 그에 맞는 대책들이 먼저 현실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국내 대표적인 축산종합식품회사로 자리매김한 목우촌은 고품질 안전 축산물의 생산과 유통을 선도하고 있으며, 식품 개발기능 강화와 외식산업 진출로 외식산업 구조를 주도적으로 개편해 오고 있다. 또 농협 축산물 가공사업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조합 생산 축산물 판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주장한다. 섣부른 자회사는 지금껏 쌓아온 기반을 뿌리 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축산물의 수급은 농산물과 별반 차이가 없다. 가격의 진폭이 불안해 그에 따른 득실의 폭도 크다. 목우촌 분사가 지난해 축산물 가격의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기록한 것은 흑자기조의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을 뿐이다. 아직도 불안한 요소들이 즐비해 있다. 좀더 지켜보고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우촌 분사는 인사·이동 직후 자회사 설립단을 구성하면서 축협중앙회 노조를 자극하고 있다.

일부에서 고의로 대결구도로 판을 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둥, 지난해 말처럼 노·노간의 갈등을 증폭시켜 축협중앙회 노조를 와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정을 정해 놓고 단기간에 계획을 수립하는 것 치고 성공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목우촌은 축산경제사업의 자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