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한·미 FTA 국내협상이 핵심, 엇갈린 평가
2006-02-06 최상희
이날 공청회는 시작하기도 전에 공청회장에 포진돼 있던 50~60명의 ‘용역 경비 직원’의 철수를 요구하는 농민들과 주최 측과의 논쟁으로 고성이 오고 갔다.
농민단체들은 공청회란 말 그대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토론의 장인데 주최 측인 외교부가 용역 경비 직원들을 불러들인 것은 농민단체들과 대화를 하자는 게 아니라 ‘진압’을 하자는 게 아니냐는 항변이었다.
주최 측은 이 같은 항의가 빗발치자 용역 경비직원들을 참석시킨 이유는 행사의 원활한 진행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해명하고 이들을 철수시켰다.
이날 무산된 공청회를 평가하는 외교부와 농민단체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외교부는 공청회를 끝까지 마치지는 못했지만 그간의 추진경과를 설명했으며 공청회를 열였기 때문에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농민단체들은 이날 공청회는 ‘무산’된 만큼 다시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배포된 공청회 자료집에는 이번 한·미 FTA 협상의 핵심은 국가간 협상보다 국내 협상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국내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협상이 체결되기는 커녕 오히려 양국 관계를 악화시켜 이념적 갈등만 강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유현석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미 FTA의 정치적 의의’ 주제발표 자료에서 “국내협상이 적절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한국내의 반미감정이 악화돼 협상의 실패는 물론 양국 관계도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FTA도 이날 공청회처럼 진행할 것이냐''는 농민들의 항변을 곱씹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