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테마기획]자율관리어업, 희망의 씨 뿌렸다
<글 싣는 순서>
1. 반발에서 참여로…어업인들 인식 전환
2. 출항 7년 …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고취
3. 완전 정착위한 다양한 보완책 필요
어업인 스스로 고갈되는 수산자원을 보호하고 어업의 질서를 유지함으로써 생업을 유지·발전시키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자율관리어업이 7년째를 맞았다.
자율관리어업은 현행 수산관련 법령의 테두리 내에서 지속 가능한 어업생산기반을 구축하고, 지역·어업별 분쟁을 해소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어업인들의 소득 향상을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이를 위해 어장관리와 자원관리·경영개선·질서유지 등을 어업인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실천하자는 취지에서 계획된 일종의 ‘어업인 자발적 실천운동’이다.
심각한 수산자원의 고갈은 어업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이로 인해 어업인들은 눈앞의 이익을 위해 수산자원을 남획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수산업의 미래를 어업인의 손으로 그려내자고 시작된 이 운동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기 까지 7년의 고통이 뒤따랐다.
시행 전부터 수산경기 침체로 인해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 오고 있는 어업인들에게 ‘자율관리어업’은 거부감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 사실이다. 자율이라는 명목으로 현재의 생존방식을 옭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불안과 소득 감소에 대한 우려가 한데 어우러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체계적인 자원관리에 대한 어업인들의 인식 부족과 익숙하지 못한 공동 생산·공동 판매의 원칙을 실천하기에는 당시 어업인들의 의식이 미흡했던 것도 초창기 잡음의 원인이었다. 어업인들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했던 자율관리어업이 정작 어업인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이 실천운동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그렇다면 자율관리어업이 희망의 씨를 뿌렸다고 평가받는 이유가 뭘까? 스스로 어장 주변의 쓰레기와 폐어구를 수거하고, 불법 어업 근절을 위해 스스로 감시조를 편성·운영하는 등 이 운동에 참여하는 어업인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와 더불어 마을 어장에 종패를 뿌리고 체포금지체장과 체포금지기간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어장 휴식년제를 실시하는 어업인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2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하나는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고 또 하나는 정부의 시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여했다가 그에 따른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어업인들의 인식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민간전문가와 과학원, 학계로 구성된 ‘추진지원단’을 설치해 자율관리어업인들을 도왔다.
▲정책 일관·어업인 참여가 성공비결
정부는 활동성이 좋은 우수공동체와 지도자에게 포상을 수여하고 추진실적이 좋은 우수한 공동체를 평가·선발해 육성사업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육성사업비는 자율관리어업이 실시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총 397억원이 지원됐고 지난해에는 60개소에 96억원이 지원됐다. 올해는 90개소에 118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특히 육성사업비는 지난해까지 국비 50%, 지방비 30%, 자부담 20%로 지원됐으나 올해부터는 자부담비율이 10%로 낮아지게 된다.
정부는 이밖에도 자율관리 공동체별 등급화 방안을 도입해 공동체간 경쟁체제를 유도해 나가기도 했다.
등급은 모두 4가지로 다른 공동체의 귀감이 될 만큼 구성원의 참여도와 규약준수수준, 사업성과 등이 우수한 단계로 평가받은 공동체는 풍요공동체, 어느 정도 성과가 가시화되는 단계는 모범공동체, 착수단계는 협동공동체, 새로 출발하는 단계는 참여 공동체이다.
정부는 또 자율관리어업이 잘 확산될 수 있도록 모범사례집과 영상자료를 제작하는 등 홍보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인식 전환의 효과 여실히 증명
경기도 화성 소재 국화공동체의 경우는 인식 전환이 어떤 효과를 가져다주는 지를 잘 보여준 사례이다.
국화공동체는 어업인 전원이 바다에 종사하면서 연간 190여 톤의 바지락을 생산해 왔다. 충남 석문지구 간척사업이 시작되면서 어업권이 소멸돼 급격한 소득 감소로 당장의 생계를 걱정할 상황이었다. 23명의 전체 계원들은 삶의 터전을 박탈당하고 향후 어떻게 생존해야 할 것이냐에 대해 심각히 고민한 끝에 2004년 12월 자율관리어업을 추진했다.
김운학 국화공동체 위원장은 “간척사업이 시작되면서 자원이 80~90%정도 고갈돼 어촌계 식구들이 무척 힘들어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율관리어업을 실시하고 있는 다른 어촌계를 방문해보니 생각보다 성과가 좋아 자율관리어업을 시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계원들이 함께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작해 한정어업면허를 받은 바지락 마을어장을 기반으로 어장을 적극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