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차가운 겨울 바다

2008-01-21     신성아

한 겨울에 차가운 겨울 바다에 가 본 적이 있는가?

그냥 답답해서… 삶의 무게에 지쳐서… 겨울 바다가 보고 싶어서 보러간 겨울바다.

멋있다.

좀 춥긴 해도 나름대로의 낭만을 느끼고 혹시 뻥 뚫린 시원한 가슴을 안고 돌아올 수도 있을 겨울바다다.

태안에 원유유출 사고가 발생한지 40여일이 지났고, 지난 17일 서울에서는 IOPC FUND 사무국장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무국장은 방제, 피해범위와 관련해 어업인 피해보상, 2차 오염, 생태계 복원 등 보상범위에 속한 모든 것들을 ‘가능한 한 빨리’ 보상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맨손 어업인, 비면허 어업인들에 대한 보상체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스스로 “IOPC 펀드의 보상체계가 무척 복잡하다”고 말한 그는 “적절한 협약규정이행을 위해서 ‘청구편람’에 입각한 합리적이고 원칙에 입각한 보상이 이루어 질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해양자원을 활용하는 어업인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조기지급도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단만 피해에 대한 정확한 ‘감정’에 근거해서.

다시 바다로 간다.

사고 발생 40여일. 근심 때문에, 혹은 형편 때문에 목구멍에 밥 한 번 제대로 넘기지 못한 어업인이 있다.

설상가상으로 다리가 불편한 부인에게 변변한 약 한번 제대로 사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다시 바라본 겨울바다. 황량하고 헛헛한 바람이 피해어업인의 차가운 가슴 더욱 서늘하게 감쌀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어업인 2명이 소중한 목숨을 포기했다.

유류유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어업인들의 잇단 자살.

그들의 자살에 대해 누가 왈가왈부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모두 죄인일 것이다.

정부. 더 나아가 차기정부는

피해 어업인들을 더 이상 차가운 바다로 내 몰지 말아야 한다.

<신성아 농어촌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