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제언 ④류정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박사
-수산부문의 창조경제 구현
-''''도심형 빌딩양식업'''' 대표적
-CT융합 어촌브랜드마케팅 주목
-수산 지적재산권 수출산업화
-관련 기술개발·인재육성 절실
요즘 신정부 국정철학의 핵심인 창조경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각 산업분야별로 세미나나 토론회가 활발히 개최되면서 창조경제의 실체를 찾고자 부산하다. 이는 창조경제가 박근혜정부의 핵심정책기조이기도 하지만 그 개념에 대하여 보는 사람마다 시각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산업이 융합하고, 문화와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 간의 벽을 허문 경계선에서 창조의 꽃을 피우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창의성을 우리 경제의 핵심으로 두고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경제”라고 보다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개념을 우리 수산분야에 접목할 때 창조적인 수산경제는 존재하는가? 결론은 그 어느 분야보다도 많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역설적이지만 수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어업과 양식업은 수백년간 이어온 전통적인 생산양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산업과의 융합이라든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과학기술과 융합시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 경험이 거의 없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부가가치나 일자리를 늘리지 못하고 산업발전이 더디다. 특히 수산부문의 과학기술개발은 최근 들어 융복합이 논의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수산 특정분야에 한정되어 있어 창조경제 구현과는 거리가 멀다.
수산부문에서 창조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가장 손쉽게 찾을 수 있는 부문이 양식분야이다. 양식은 자연의존도가 어로에 비하여 낮기 때문에 과학기술과의 융합이 가장 용이하다. 특히 육상에서의 양식은 ICT(정보통신기술), BT(생명공학기술), NT(초정밀공학기술), ET(환경기술), CT(문화관광기술), ST(우주항공기술) 등 첨단과학기술을 접목하면 전혀 새로운 고부가가치 고용창출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심형 빌딩양식업은 단순한 양식업을 넘어선 융복합산업으로 창조경제의 가장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보편적인 수산부문 창조경제의 모델로는 스마트 수산업을 꼽을 수 있다. 수산물의 생산에서부터 가공?유통을 거쳐 소비자에 이르는 전 과정과 어촌관광에 스마트 기술을 융합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또한 어촌이 가진 유무형의 자원을 경제적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CT를 융합한 새로운 어촌브랜드마케팅 사업도 좋은 어촌창조경제의 모델이 될 수 있다.
가장 어렵다고 여겨지는 어업분야에서는 자원조사 및 관리, 어로활동 및 어선의 운항과 양륙에 ICT를 융합하면 창조경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바다에 나가서 물고기를 찾아다니지 않고 미리 자원의 상태를 알고 어장에 나가서 원하는 수산물을 원하는 양만큼 어획할 수 있다면 이는 세계의 어업역사를 바꾸는 창조적인 어업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산부문의 글로벌 창조경제의 모델로서 수산 지적재산권 수출산업화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수산업이 발달하였고 경험과 노하우가 남다르다. 이러한 무형의 수산 지적재산을 상품화하여 수출하는 것 또한 새로운 글로벌 수산 창조경제라 할 수 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창조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우선 창조경제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인적자원에서부터 시작한다. 전문성과 산업분야를 뛰어넘어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이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서 수산부문에 적용할 수 있는 융복합 기술개발과 인재의 육성이 절실하다. 현재와 같은 R&D 투자나 기술개발로는 불가능하다. 더 많은 R&D 예산투자와 폭넓은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복합 산업생태를 조성하는 것이다. 글로벌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R&D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될 때 창조경제는 달성되는 것이다.
수산분야에서도 창조경제란 개념을 공유하고 각 분야에서 실체를 만들어야 할 때다. 이러한 논의와 고민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