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영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피부는 28일 정도를 주기로 지속적으로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는 가장 역동적인 신체 기관이다. 특히 우리의 피부는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다른 신체 기관과 유사하게 노화가 진행된다. 에스트로겐은 건강한 피부상태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는 갱년기 이후에는 피부의 탄력과 보습 기능이 약화돼 피부가 거칠고 느슨해지고 크고 작은 주름살이 늘어난다. 피부노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생활방식, 스트레스, 흡연 여부 등 다양하지만 인종에 따라 피부 주름이 다른 것에서 음식의 섭취에 따른 영양적인 요소가 관여돼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에는 적절한 음식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의 섭취를 통해 지속적으로 영양성분을 공급해 피부건강을 유지하고자 하는 이너뷰티가 유행하고 있다.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여성호르몬의 감소와 활성산소에 의한 산화적 스트레스의 증가임을 감안할 때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기능과 항산화활성을 모두 보유한 이소플라본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콩은 피부 노화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 식품으로 꼽힌다.

콩의 이소플라본은 우수한 항산화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피부손상을 일으키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해 세포의 사멸을 막는다. 콩의 이소플라본은 대부분 당과 결합된 형태(배당체)로 존재하는데 콩의 체내 흡수는 비배당체의 형태가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근거들이 확보됨에 따라 콩의 발효를 통해 비배당체 형태의 이소플라본이 증가된 발효콩이나 발효 두유 등을 이용하면 피부 건강에 더 바람직할 수 있다. 하나의 예로 비피더스균으로 발효시킨 두유를 피부에 도포해 히알루론의 합성에 미치는 효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발효 두유의 경우 보다 뛰어난 히알뉴루산 합성 효과가 확인됐다. 히알루론산은 피부세포에서 합성되는 점질성 다당류로 피부의 보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사람의 피부에 존재하는 히알루론산은 나이를 먹음에 따라 감소하므로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식품의 형태로 공급되는 히알루론산에 대해 자외선 피부손상으로부터 피부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의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30세 후반에서 40세 초반의 일본 여성 2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체 적용 연구에서는 하루에 비배당체 형태의 콩의 이소플라본 40mg12주간 섭취하고 눈가 주름과 볼 주위의 피부탄력 변화를 이중맹검(실험자와 피실험자 모두 대조군인지 처리군인지 알 수 없는 실험 방법)으로 비교한 결과 섭취 8주 후부터 이소플라본 처리군에서 피부탄력성이 향상, 12주 경과 후에는 눈가의 주름이 유의적으로 개선됐다. 백인 여성을 대상으로 국제임상시험기준을 준수해 수행한 14주간의 연구에서도 다양한 영양소(이소플라본, 비타민 C, 라이코펜, 비타민 E)를 혼합해 제조한 식이보충제(연질캡슐)를 섭취했을 때 얼굴 주름 깊이가 10% 정도 완화됐으며 주름의 깊이가 깊었던 피시험자의 경우 주름 개선 효과가 더 뚜렷이 나타났다. 이러한 주름 개선의 원인은 진피 조직 내 콜라겐 섬유 합성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됐다. 앞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콩의 이소플라본을 함유한 적절한 항산화 비타민의 섭취가 중년 이후 진행되는 피부 노화를 개선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피부는 노화의 흔적이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신체조직으로 자기관리의 측면에서 건강한 피부를 포함한 바람직한 외모는 더 이상 여성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건강한 피부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노출을 줄이고 술, 담배를 피하며 콩과 같은 항산화효과를 갖춘 적절한 음식을 통해 노화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