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친화적 '초유' 화장품, 해외서 호기심·신선함 부각
천연영양제 초유로 화장품 만들어 브랜드스토리와 함께 차별화된 제품 안전성·품질…해외 바이어 '홀릭'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농식품 분야에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첨단기술이 결합돼 농업의 미래성장 동력 산업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농식품 분야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미리 확신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겸비한 젊은 창업농들의 진출이 갈수록 늘면서 우리 농업·농식품 산업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주자가 자원화 되지 못한 초유를 활용해 뷰티(화장품)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팜스킨(대표 곽태일)이다. 대학생 4명이 모여 올해 창업 3년차를 맞은 새내기 기업이지만 짧은 시간에 그 기술력과 제품의 신뢰로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더 주목받고 있는 팜스킨을 소개한다.

▲ 초유 성분이 함유된 팜스킨 앰플

# 자원화 되지 못한 ‘초유’에서 성공 가능성을 찾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위치한 팜스킨은 자원화 되지 않은 초유를 활용한 뷰티 상품을 개발, 상품화로 성공시킨 기업이다.

초유는 송아지가 태어나서 먹는 어미소의 젖을 말한다. 비단 송아지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뛰어난 효능을 자랑한다. 글로불린성분이 있어서 면역성을 강화시켜주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흔히 사용되고 있는 페니실린이 발견되기 전에는 항균제 역할을 했을 정도다.

특히 초유는 피부를 탄력 있고 깨끗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돼 주름살 제거나 피부 염증이 자주 나는 이들에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팜스킨은 이에 착안해 그동안 자원화가 안된 초유를 상품화, 그것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화장품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물론 화장품의 원료인 초유는 무항생제, HACCP(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청원목장의 깨끗하고 신선한 초유만을 사용한다.

시장에서의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2017년 창업 첫해 미국 등 해외에 초유 성분이 함유된 앰플, 미스트, 마스크팩 등 뷰티 상품을 수출하며 청년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주목을 받았다.

곽태일 대표는 “초유는 82가지 이상의 천연 생체 활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면역 성분이 풍부하고 피부 영양과 수분 유지는 물론 미백, 주름 개선에도 탁월한 효능을 가진다”고 설명하고 “실제 해외 바이어들도 원료 소재가 신선하고 제품에 대한 안전성과 효과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젊음의 패기와 신선함을 무기로 승부수를 던지다

팜스킨은 20대 젊은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창업한 기업이다. 그런 이유로 지금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곽 대표(29세)를 비롯한 김광일(30세)·김준혁(28세)·정민기(23세) 씨 등 4명의 창업 멤버 모두는 건국대 동물생명공학과 10학번(52기), 11학번(53기)과 16학번(58기)으로 같은 대학 동아리에서 의기투합해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 왔다. 양돈농장을 경영하시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자신 역시 축산 관련 학과에 진학했던 곽 대표는 정부지원 장학생으로 많은 국내외 농가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곽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많은 낙농가들이 활용하기 어려운 초유를 처리하는데 애로를 겪으며 연간 4만톤 가량이 버려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런 차에 독일 연수 기회가 있어 농장을 방문했는데 초유를 크림처럼 가공해 직접 바르는 모습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이들이 아이디어는 있지만 이를 사업화시키는 이는 극소수다. 그런 면에서 곽 대표는 단순히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국내 화장품 시장에선 다소 생소한 초유를 원료로 특별한 가치를 담은 자연친화적인 기능성 화장품을 만들었다.

젊은 대학생에게 창업은 쉽지 않았다. 이들 4명의 맴버들도 처음에는 사무실이 없어 대학 인근 카페를 수 개월 동안 사무실처럼 사용하고 원료개발을 위한 실험장비는 시간단위로 빌려 사용하곤 했다. 다행히 창업 멤버 모두 실험실에서 갈고닦은 생물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어 독자적으로 초유를 화장품 원료로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 창업과 기술개발에 필요한 자금은 정책공모사업을 통해 마련했다.

팜스킨은 창업해인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마련한 6차산업 사업모델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재단으로부터 시제품 제작, 시험분석, 컨설팅 지원 등을 받아 사업의 기반을 쌓았다. 또한, 전국 최대 창업 경진대회인 2018 도전 K스타트업 5770팀 중에서 우수상(과학기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 팜스킨 멤버들이 지난달 20~22일 열린 2019 상해뷰티박람회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 발상 전환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기회를 찾다

팜스킨의 초유를 이용한 제품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을 타겟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광일 전략기획팀장은 “국내시장에선 초유라는 생소함도 있는데다 경쟁도 매우 심해 신규 업체로서 매장에 입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이에 발상을 전환해 아예 처음부터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 해외시장을 타겟으로 과감한 승부수를 던지게 됐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준비하고 두드린 자에게 기회와 성공은 온다’는 말처럼 팜스킨은 지난해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뷰티박람회에 참가한 게 전환점이 됐다. 역사적으로 검증된 천연영양제인 초유를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으로 만들었다는 팜스킨만의 브랜드 스토리와 함께 차별화된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해외 바이어들이 알아본 것이다. 이에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곽 대표 역시 청년 CEO로서 유명인사가 됐다.

현재 팜스킨은 미국시장 진출을 시작으로 스위스, 스페인 등 유럽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올해부터는 중국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20~22일 중국 상해에서 열린 ‘2019 상해뷰티박람회(THE 24TH CHINA BEAUTY EXPO)’에 참가했다.

곽 대표는 “상해박람회에선 채소·과일 샐러드 컨셉의 포장패키지에 담긴 마스크 팩이라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며 “‘팜스킨만이 가질 수 있는 색깔을 잘 표현한 센스 있는 패키징이 현지 바이어들에게 제품에 대한 호기심과 신선함을 부각시킨 것 같다”고 전했다.

앞으로 보다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기초 화장품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히는데 주력할 계획이라는 팜스킨의 젊은 청년들의 성공을 위한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인터뷰] 곽태일 팜스킨 대표

“자원화 되지 못하는 연간 4만톤의 초유들과 이를 처리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어요. 그런 차에 독일에서 초유를 핸드크림처럼 가공해 바르는 농업인을 보고 양돈장에서 고생하시던 어머니의 거친 손이 생각나더라구요. 이에 초유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연구를 친구들과 함께 시작했고 창업으로 이어졌어요.”

곽태일 팜스킨 대표는 이같이 창업 스토리를 전하며 “보다 좋은 천연 소재인 초유를 효율적으로 가공해 초유가 가진 영양분을 최대한 활용 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겠다”면서 “이를 기초로 초유를 이용한 제품군과 사업모델을 확장해 세계적인 초유 전문 기업의 기반을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곽 대표는 “제가 자라면서 본 우리 농촌은 개발되지 않은 유전(油田)이었다”며 “농축산업은 부가가치가 많은 산업임에도 아직까지 청년 창업인들이 많지 않고 청년들을 통해 개발해야 될 것들이 정말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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