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급감에 도매가 70.2% '껑충'
전세계적 어획부진에 수입도 '난항'

산지 오징어 가격이 급등하며 해양수산부가 오징어 수매비축을 사실상 포기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11월 후기 연근해와 원양의 오징어 생산량은 6358톤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69.4%, 평년에 비해 62% 가량 줄었다.

11월까지 누적 생산량 역시 지난해에 비해 57.7%, 평년에 비해 51.1%가 줄어든 11만568톤에 머무르며 어획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11월 후기 기준 신선냉장 오징어의 도매가격은 kg당 7189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8.2%, 평년동기 대비 52%가 오른 상황이며 냉동오징어 역시 도매가격이 6058원으로 지난해보다 70.2%, 평년동기에 비해 56.5%가 올랐다.

어획부진에 따라 산지 가격이 급격히 오르며 해양수산부는 올해 오징어 수매비축사업을 사실상 포기했다.

오징어 중품기준 수매 기준 가격은 8kg 기준 2만7797원으로 kg당 3474원 가량이다. 즉 현재 도매 가격기준으로는 수매 기준 가격이 80% 가량 인상돼야 수매에 뛰어들 수 있는 것이다.

수매기준가격이 조정된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하다.

산지와 소비지 모두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정부가 대량 수매자로 시장에 뛰어들 경우 소비지 가격의 급등을 불러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지 유통인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특히 기존에 정부가 수매자로 뛰어들었을 때 산지가격이 더 오르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수부의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진다.

더 큰 문제는 오징어 생산량 감소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해수부에서는 국내 소비자 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까지 검토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어획량이 부진,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가공용 오징어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대왕오징어도 칠레, 아르헨티나 등 주산지에서 생산량이 부진, 이마저도 수입이 어려운 형국이다.

당장 내년 설 시장에서 오징어 가격안정을 도모할 방법이 요원하자 해수부에서는 박성우 해수부 유통정책과장이 오징어 재고를 가진 원양선사를 찾아 물가안정에 기여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유통정책과 관계자는 “최근 트롤업계에서 오징어가 생산되고 있어 수매에 나서고자 하고 있으나 가격이 너무 높게 형성되고 있어 수매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다른 나라 역시 오징어 어획이 부진한터라 수입도 쉽지 않은 상황인만큼 최악의 경우 오징어에 부과되는 조정관세를 일시적으로 없애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수산물 유통전문가는 “오징어의 생산 사이클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오징어 어획부진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연근해와 원양, 해외 수입까지 전부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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