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질병 재발·인체감염 확산 ‘우려’

최근 인수공통전염병인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가 해마다 가금류에서 발생하면서 제대로 된 대응이 늦거나 미흡할 경우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사례에서 보듯 인체감염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 동물, 생태계의 건강이 하나로 연계돼 있다는 의미인 ‘One Health’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김재홍 서울대 수의과대학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고병원성 AI의 발생실태 등을 감안할 때 ‘One Health’ 개념을 기본으로 AI 발생과 대응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AI 등 악성 가축질병 발생 사태 속에서 ‘One Health’의 중요성과 향후 과제에 대해 살펴봤다.

# 신종 전염병 출현 빈도 증가
김 학장은 인간과 동물의 전염병 연관성과 관련해 신종 전염병 출현 빈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1940~2004년 발견된 335종의 신종 전염병 중 인수공통전염병은 60%에 달한다. 이 가운데 71.8%는 야생동물에서 유래했다. 또한 사람의 병원체 1407종 중 58%가 인수공통전염병이고 13%는 신종전염병이다.

그는 “잦은 신종 전염병 출현은 홍수 범람으로 둑이 붕괴되듯이 자연생태계의 교란과 무분별한 환경 파괴로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의 인간 생활권 진입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며 “대표적으로 박쥐는 말레이시아, 호주 등에서 전염병 교차 전파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 H5N1 고병원성 AI 출현·확산
H5N1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출현 및 확산과 관련해 김 학장은 1959~1997년까지 세계적으로 21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 보고됐고 1997년 홍콩 H5N1 고병원성 AI 및 홍콩 A형 독감 발생으로 18명의 환자 중 6명이 사망했으며 고병원성 AI는 세계적으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1997년 이후 H5N1 AI가 무수히 발생하고 있고 변이종 출현을 비롯해 빈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2016년 고병원성 AI 발생과 서브타입별 발생국은 H5N8 바이러스가 중국, 한국 등 19개국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H5N1형이 베트남, 미얀마, 중국 등 16개국, H5N6형 베트남, 중국, 한국 등 6개국, H5N2형 중국, 대만, 프랑스 3개국, H5N3(대만), H5N9(프랑스), H7N8(미국), H7N3(멕시코), H7N7(이탈리아), H7N1(알제리) 등으로 집계됐다.

김 학장은 “2003년 이후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새롭게 AI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있고 H5N1형은 2003년, 2006년, 2008년, 2010년 등 4차에 걸쳐 국내에 유입됐으며, H5H8형은 2014년, H5N6형은 지난해 국내에 유입됐다”고 말했다. 

# 국내 재발 이유는
최근 고병원성 AI가 동남아시아, 중국 등 육용오리 사육규모가 큰 국가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고 조류로부터 사람과 가축으로 종간 감염 사례도 동남아, 중국 등에서 다수 발생중이라고 김 학장은 진단했다.

고병원성 AI의 국내 재발 이유에 대해서 그는 “2010년 철새에서 H5N1 바이러스를 처음으로 분리한 이후 지난해 발생한 감염상황이 야생조류를 통한 광범위한 발생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AI 바이러스 유전자가 복제 애러로 변종이 많고 바이러스의 광범위한 교차 감염 능력이 야생조류의 광범위한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다 차단방역 의식이 미흡하고 철새 도래지 인근 사육으로 AI 바이러스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오리 사육산업이 최근 국내에서도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오리산업은 생산액 기준으로 2007년 5824억원에서 2008년 1조1544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11년 1조3966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이후 1조원대를 이어오고 있다.

# 조기 검색·조기경보시스템 구축돼야
우리나라는 AI 상재 발생국인 중국을 근거리에 두고 야생철새를 따라 매년 반복적으로 AI바이러스가 유입되고 있다. 이에 조기 검색과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AI 바이러스 신속정밀 대량 검출법 개발, 야생조류 및 가금농장의 예찰방법 개선·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학장은 AI 백신 접종 정책의 경우 중국의 예를 들며 AI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변이되면서 사용 중인 AI 백신이 10종에 달한다고 밝히고 백신접종된 동물의 야외감염시 무증상 감염으로 AI 바이러스 체외 배출이 지속되고, 살처분 방식 보다 오히려 인체 감염 발생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오리사육농장, 산란계 농장 등 AI에 취약한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동시에 야생조류의 이동 및 AI바이러스와 관련한 조기 검색과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AI 발생시 과감하고 신속한 살처분과 철저한 사후관리, 현장 방역 강화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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