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홍보도 육계와 달라야…토종닭 자조금 분리 추진

“AI(조류인플루엔자)가 아직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최근 140여일간 막혀있던 산닭 유통이 해재된 만큼 유통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문정진 신임 한국토종닭협회장은 다년간 토종닭협회 상임부회장을 역임, 토종닭산업 종사자들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 서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I로 피해 입고 있는 토종닭 종사자들을 위해 문 회장은 산닭시장 유통 재개 등에 목소리를 높여 왔고, 그 결과 지난 12일 방역조치를 철저히 이행하고 준수한다는 조건 하에 5개월 가량 막혀있던 산닭유통이 다시 열리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제9대 토종닭협회장으로 당선된 그는 △토종닭산업 토종닭협회가 중심 △농가가 웃음 짓는 토종닭산업 △산닭시장 제도권 진입 실현 △토종닭산업 새로운 전기 마련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 2조원 규모 토종닭 시장 만들 것
“현재 정체돼 있는 토종닭산업의 성장을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는 토종닭 간이 도계장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 들이는 것입니다.”

문 회장이 가장 첫 번째로 내건 공약 사항은 토종닭 간이 도계장 추진이다. 이를 위해 올해 소규모 도계장 제도개선을 위한 연구용역, 세미나 등을 통해 간이 도계장 마련을 위한 정책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는 이미 간이 도계업이 활성화돼 있습니다. 따라서 간이 도계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축검사, HACCP 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해외 선진지 견학을 통해 자료를 수집, 국내 여건에 맞춰 적용할 계획입니다.”

전통시장에서의 간이 도계가 합법화된다면 산닭시장 경쟁력 확보로 토종닭의 소비도 확대될 것이라는 게 문 회장의 복안이다. 이를 통해 현재 수년간 3000여억원 규모로 정체돼 있는 토종닭산업을 장기적으로 2조원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간이 도계장 정책 개발 등과 같은 제도 개선으로 충분히 토종닭 산업은 2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대에 물려줄 가치가 있는 토종닭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관련산업 종사자 모두 협회를 중심으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토종닭 자조금 분리 추진
“토종닭에 대한 산업적 특성으로 소비홍보도 육계와는 달리해야 한다고 생각해 독자적으로 토종닭 자조금을 구성할 수 있는 법안 발의를 추진하겠습니다.”

현행 축산자조금법에 따르면 하나의 축산물에는 하나의 자조금을 설치할 수 있지만 쇠고기의 경우 한우와 육우를 구분해 설치할 수 있는 만큼 닭고기의 경우에도 토종닭도 육계와 구분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축산자조금 개정안을 제19대 국회에 발의했지만, 현재 임기 만료로 폐기된 상태다. 이에 협회는 제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개정될 수 있도록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국회에서 한우와 같이 토종가축인 토종닭도 자조금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토종닭 소비홍보, 토종가축 인정제 활성화 등 협회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소득향상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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