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종개발·보급 지지부진…GSP사업 '도마위'
설계부터 부실…김제 민간육종단지 현황 뭇매
농기평, 경영공시 미공시 등 방만경영 심각 질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6일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R&D(연구개발) 투자 대비 실적율이 저조한 종자 자급률, 특히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GSP(골든시드프로젝트)의 낮은 성과율에 대한 집중적인 추궁이 이어졌다. 또한 농식품 산업체 양산화 투자 실적과 현장의 불만이 많은 김제 민간육종단지 현황에 대한 힐책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농기평의 방만 경영도 도마위에 올랐다. 이날 국감을 지상중계한다.

▲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류갑희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장, 오경태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 허건량 농진청 차장이 지난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 내용을 듣고 있다.

[농촌진흥청]

#종자 자급률 저조…GSP사업 재검토해야

종자 자급률 저조문제와 더불어 종자산업 R&D 투자 비효율성이 쟁점사항으로 떠올랐다.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 천안을)은 과수화훼 및 채소종자의 수입의존도가 높지만 농진청의 품종개발과 보급실적이 지지부진하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지난해 국내 종자수입액은 약 1262억원으로 채소작물이 약 791억원으로 전체의 62.7%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사료작물종자 23.7%, 화훼작물종자 5.3%, 식량작물종자 4.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며 “하지만 농진청의 개발 보급실적은 저조해 최근 5년간 채소, 과수, 화훼 신품종 개발은 총 265건에 불과하고 특히 농진청 개발 채소, 과수, 화훼 종자의 64.7%가 개발만하고 보급이 안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홍문표 의원(자유한국, 예산·홍성)은 “지난 10년간 1445억원에 달하는 종자로열티가 해외 다국적 기업 주머니로 흘러들어간 반면, 매년 2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여된 신품종 개발예산을 사용하고도 우리가 종자개발로 벌어들인 수익은 같은 기간 12억원에 불과해 여전히 종자 후진국에 머물고 있다”고 밝히고 “이는 국내 최대 농업연구기관인 농진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때문이다”고 힐책했다.

이개호 의원(더불어민주, 담양·함평·영광·장성)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총 971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GSP 식량종자사업단 사업성과는 당초 수출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농진청이 담당한 식량종자사업단의 수출계획에 따르면 벼, 감자, 옥수수 등 3개 품목에 대해 1단계 기간인 2013~2016년 벼 20만달러, 옥수수 110만달러 수출을 목표로 잡았지만 벼는 수출이 전무하고 옥수수는 1만달러 수출 실적에 불과했다”고 밝히고 “사실상 실패한 GSP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진청 기강해이·업무태만, 제식구 감싸기 만연 

농진청 직원들의 업무태만과 제식구 감싸기에 대한 문제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 안산 상록구을)은 2013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비리와 범죄, 직무태만 등으로 정식으로 징계를 받거나 주의·경고를 받은 직원은 본청과 소속기관을 합한 농진청 전체 직원 1847명 가운데 33.9%인 626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징계처분 직원들은 금품수수, 위장출장, 출장여비 부당수령, 회계질서 문란, 절도, 직장이탈, 음주운전 등 천태만상의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각종 비리와 직무태만으로 매년 징계처분을 받는 것은 공직기강이 그만큼 해이해졌다는 것이다”며 “더욱이 중대한 직무소홀을 한 직원들을 징계처분이 아닌 눈감아주기식 솜방망이 처분을 내리는 처사는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 행태로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기계 교통사고 급증 해결책 마련해야 

평균 치사율이 16.75%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보다 8배나 높은 농기계 교통사고 해결방안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정인화 의원(국민의당, 광양·곡성·구례)은 농기계 교통사고 발생은 2011년 379건에서 2012년 407건, 2015년 508건, 지난해에는 443건으로 2011년 대비 16.9%가 증가했으며 특히 사망자 발생을 보면 2011년 45명에서 지난해 73명으로 62.2%나 늘었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농업인 평균연령이 60세에 이른 상황 속에서 치사율이 높은 농기계 교통사고는 고령농 위주로 발생하고 있다”며 “고령농업인이 보다 쉽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농기계 개발과 보급이 필요하고 고령에 맞춘 농기계 안전수칙과 교육이 보다 철저히 이뤄져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실용화재단은 미흡한 농식품 산업체 양산화 투자 실적과 현장의 불만이 많은 김제 민간육종단지 현황이 뭇매를 맞았다.

박완주 의원은 “최근 4년간 국유특허 기술을 이전 받은 2740개 업체 중 실제 예산 투자까지 연결된 업체는 18개로 전체의 0.72%에 불과했다”며 “농진청, 실용화재단 등이 연구개발을 통해 출원한 국유특허 기술을 이전받겠다는 업체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실제 양산단계로 진입하는 예산을 지원받는 농식품 산업체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국유특허 기술을 이용해 본격적인 양산체제 구축을 희망하는 농식품산업체를 대상으로 정부출연금과 중견기업 또는 중기업 이상의 매칭펀드를 연결해주는 실용화재단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 비례)은 “김제 민간육종단지는 배당면적과 비교해 실제 경작면적이 너무 적어 입주업체들의 불만이 크다”며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지의 지대가 낮아 배수도 힘들 것으로 우려되는 등 농사를 지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설계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종자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고 국내 종자산업의 수출 확대를 목적으로 오는 26일부터 전북 김제시에서 실용화재단 주관으로 열리는 ‘제1회 국제종자박람회’가 ‘찔끔 예산’으로 동네 행사나 국제적 망신으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됐다.

김종회 의원(국민의당, 김제·부안)은 “전남 나주에서 열린 2015 국제농업박람회나 2016 고양 국제꽃 박람회의 경우 예산이 각각 83억원과 40억원이었고 대전국제농업기술전, 제주국제감귤박람회, 진주국제농식품박람회 등 국내 10개 박람회의 평균 사업비는 58억5000만원이었다”며 “종자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국제종자박람회가 10억9000만원이라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국제적 웃음거리로 전락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농기평은 경영공시 미공시, 늑장공시, 허위공시 등에 따른 ‘불성실공시기관’으로 방만경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 안산 상록을)은 “농기평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ALIO) 시스템 등에 의무공시 해야 하는 경영자료를 미공시하거나 허위공시, 늑장공시 하는 등 공시불이행을 하다가 기획재정부로부터 2013년 불성실공시 기관으로 지정됐고, 이후에도 경영공시 자료를 엉터리로 게시하다가 매년 연속 벌점을 부과 받았다”며 “뒤늦게 기관운영의 투명성 제고와 대국민 서비스 증진을 위해 자체적으로 경영공시 운영지침을 제정했다고 하나 이후에도 공시불이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공직기강이 해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농기평은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경영공시 자료 미공시, 지연공시, 허위공시 등으로 기재부로부터 통보받은 건수가 42건, 벌점이 148.7점이었다. 특히 2013년에는 당시 295개 공공기관 가운데 153위를 기록했다.

김 의원은 이어 “농기평은 지난해 경영평가 결과에서도 △주요 사업 대표성 부족과 선정체계 고도화 필요 △주요사업, 성과목표, 성과지표간 관계 명확화 필요 △비계량과 계량지표의 구분 및 관계 불명확 △비계량지표 정의 및 측정방법 개선 필요 등이 지적됐다”며 “경영공시 자료가 엉터리고, 주요 사업들도 문제투성이인 농기평은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등 방만경영을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석유화학섬유제품에 대해 거부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한 농업기술을 개발하라는 주문도 있었다.

김종회 의원은 “‘케미포비아’나 ‘노-케미족’이라고 석유화학섬유제품으로부터 공포를 느끼고, 이러한 것들을 거부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늘고 있다”며 “천연소재를 활용한 농업기술 개발에 대해 과감한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말말말]

#“내년에 쌀 생산조정제에 사용할 대체 종자 조차 없다는게 말이되나.”
…김현권 의원이 정부가 GSP와 김제육종단지 조성 사업에 2500억원의 예산을 퍼부었지만  정작 쌀 생산을 조절하기 위한 대체작물인 사료용 벼와 밭작물 종자를 확보하는 것 조차 버거운 실정이라고 지적하며.

#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농기계인줄 알았는데 전시회에서 보니까 일본에서 개발한 거더라.”
…류갑희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이사장이 황주홍 의원의 국산 농기계가 감소하고, 일본산이 증가하는 등 일본산에 의해 시장이 잠식당하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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