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부경대 교수

지난해 11월 목포에서 개최된 한국수산경영학회에서는 우리나라 품종별 양식업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발표의 핵심은 과거부터 지적돼 왔던 양식경영의 영세성, 양식시설의 노후화, 불법적인 양식시설 설치, 밀식 등의 문제가 여전히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어장환경의 악화와 폐사율 증가 등으로 양식생산성과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양식업 생산량은 184만 톤으로, 전체 수산업 생산량의 56% 수준을 차지해 우리나라 수산물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품종별로 살펴보면, 해조류 양식생산량의 증가에 힘입어 전체 양식생산량은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시장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어류와 패류 양식의 경우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추세에 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 통계에 따르면, 해조류를 제외한 양식수산물생산 국가순위에서 1990년대까지 세계 10대 양식국가에 이름을 올렸던 우리나라는 2000년대 이후 10위권 밖으로 점점 순위가 낮아지고 있다. 

특히 어류양식업의 경우 2009년 약 11만 톤을 기점으로 서서히 감소해 2016년 기준 약 8만 톤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어장환경 악화와 폐사율 증가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앞으로 계속 지속된다면 양식경영의 악화로 인해 양식업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양식업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고 있는 노르웨이의 경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르웨이는 1990년대 초반까지 현재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소규모 양식이 대부분이었고, 어장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돼 양식생물의 폐사율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양식관련법 제정을 통해 어병관리와 어장환경 오염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양식업에 대한 자본진입장벽을 완화해 양식업의 규모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양식어가들에 대한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보다는 생존율 향상, 비용 절감 등을 위한 양식기술개발에 국가적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양식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비교적 단기간 내에 세계 최고의 수산양식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새로운 양식업 발전을 위한 과감한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변화의 목표는 당연히 ‘지속가능성’으로 설정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양식어장 환경에 대한 규제는 보다 강화하면서 양식경영 개선을 위한 비용 절감, 품질 향상을 위한 핵심적 기술개발을 획기적으로 도모해야 한다.

과거부터 양식기술개발은 꾸준히 이뤄져 왔지만 현재 양식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에는 아직도 미흡한 수준이다. 정말 시급한 문제점부터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양식업은 이미 글로벌화 되고 있다. 많은 국가들이 양식업에 대한 기술적 그리고 자본적 투자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술과 자본적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조건들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특히 젊은 사람들과 기술 및 자본력이 있는 사업가들이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조건도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많은 미래학자들이 양식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손꼽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양식업의 역사가 오래되고, 관련 종사자수 등 산업적 비중이 적어 마치 미래가 암울한 ‘사양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노르웨이의 사례에서와 같이 과감한 제도 개혁과 기술 및 자본 투자를 통해 우리나라 양식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전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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