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률 저조…올 수확기 산지 쌀값 폭락 우려

벼 육묘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산지 쌀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정부의 쌀 적정량 생산을 위한 생산조정제가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쌀 생산조정제 목표 미달성시 초과공급량이 발생, 산지불안감에 따른 올 수확기 이후 쌀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25일자 산지 쌀값은 80kg 정곡기준 17만356원으로 10일전 가격 보다 또 다시 0.6% 올랐다. 이는 지난해 동기 12만8292원 대비 32.8%(4만2064원)나 높은 수준이며 지난해 수확기 가격(10~12월 평균가격)인 15만3213원보다 11.2%(1만7143원) 상승한 가격이다.

이같이 산지 쌀값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쌀 생산조정제(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에 대한 신청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3월 27일 현재 신청면적이 목표 면적인 5만ha의 29.45%인 1만4700ha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가의 쌀 생산조정제 신청기한을 4월 20일까지 연장했다. 또한 3월 현재 RPC(미곡종합처리장) 재고량이 지난해보다 30% 가량 적어 쌀값 상승이 지속되자 2017년산 쌀 공공비축 매입량 중 산물벼 8만4000톤을 보관중인 RPC들의 인수의향을 조사한 후 4월중 인수도하기로 하는 등 급한 불을 끄고 있다.

하지만 농가들이 논 타작목 재배지원사업 참여시 지원단가와 쌀소득과의 차이나 영농편의성을 고려하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긴급 실시한 2018년산 수확기 쌀 수급 전망에 따르면 쌀 생산조정제 목표 100%를 달성할 경우 평년단수를 적용하면 전년대비 13만톤(4.4%) 가량 증가되지만 수급균형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목표치의 50%(2만5000ha)만을 달성할 경우 15만톤의 초과공급물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목표의 30%(1만5000ha) 달성을 가정할 경우 초과공급량은 20만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이 쌀 생산조정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과다물량에 따른 산지불안감 등으로 수확기 이후에도 가격 하락세가 지속돼 역계절 진폭이 발생하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김병률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최근의 쌀 가격 상승세로 인해 타 작물과의 소득격차가 확대됐으므로 내년에는 생산조정제 지원단가 조정 등의 정책 재설계가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환 GS&J농정전략연구원장도 “쌀 생산조정제 목표 미달성시 올 가을 수확기 가격이 다시 하락할 우려가 크므로 농가는 그런 가능성을 고려해 재배면적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부 역시 쌀 시장격리 요구가 재현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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