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길 재개 3개월간 삼계탕 물량 '제로'
중국 내 현지 물가에 비해 높은 가격 탓에 소비자 외면
AI로 장기간 수출 중단돼 외식업계 물량 확보 어려움도
거점 물류센터·안테나숍 운영 등 정부 지원 필요

▲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주요 업체들의 레토르트 삼계탕 제품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에 가로막혔던 중국 삼계탕 수출이 재개된 지 3개월이 가까워 오고 있지만 수출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업계는 삼계탕 수출 돌파구 찾기에 고심하고 있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 8일 한·중 관계당국 간 검역협의 결과에 따라 국내 AI 발생으로 수출이 중단됐던 삼계탕 중국 수출 길이 다시 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4일 현재까지 중국으로 건너간 삼계탕 물량은 ‘제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가까이 삼계탕 수출이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좀처럼 수출이 재개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에서 삼계탕을 찾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삼계탕의 높은 가격 탓에 중국의 소비자들이 삼계탕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국내 레토르트 삼계탕 가격은 1만3000~1만5000원 선으로 중국 내 현지 물가를 감안한다면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특히 삼계탕 수출 이후 중국 내에서도 유사상품이 절반 이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원가 자체가 높은 국내 삼계탕의 가격 경쟁력은 한참 뒤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삼계탕 수출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나갈 준비는 돼 있지만 중국 바이어들이 삼계탕을 찾지 않아 아직까지도 계획돼 있는 수출물량이 전혀 없다”며 “앞으로 중국 수출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수출 부진을 타개코자 업계는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한 비투비(B2B) 시장 확대에 노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매년 발생하는 AI로 인해 수출 중단이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외식업체들은 AI로 수출이 장기간 중단되면 삼계탕 물량 확보가 어려워 해당 메뉴의 판매 자체를 중단해야 하는 데 이러한 큰 부담에 삼계탕 판매를 크게 환영하지 않는 눈치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내 삼계탕 소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를 때까지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발생 시에도 외식기업에서 지속적으로 삼계탕을 사용할 수 있도록 중국 내 거점 물류창고를 설치하거나 삼계탕 소비 저변 확대를 위한 안테나숍 운영 등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판로만 유지된다면 중국 내 유통 특성상 상온에서 1년 6개월이라는 긴 유통기한은 외식업체들에게 큰 메리트가 될 수 있다”며 “수출 기업 차원에서의 삼계탕 홍보는 한계가 있으므로 거점 물류센터나 안테나숍 운영 등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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