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노동조합 반발
뇌물수수자 등 부적격자가 후보자로 추천…철회요구
FIRA는 어업인 위한 기관…경영부진시 책임 물어야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FIRA)이 상임이사 선임문제로 들썩이고 있다.

FIRA 임원추천위원회는 차기 상임이사 후보자로 김호상 공단 사업본부장을 비롯한 3명을 추천한 바 있다.

이같은 후보자추천에 대해 공단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1일 ‘뇌물수수자와 노조파괴 공작자 상임이사 추천을 철회하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통해 현재 추천된 후보자 중 한명은 수뢰혐의로 검찰수사 결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으며 김 본부장은 노조의 단결을 해치는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며 추천철회를 요구했다.

노조는 “사측은 야합을 통해 특정학교, 특정기관 출신의 면접합격자 3인을 상임이사 후보자로 추천했다”며 “이처럼 특정학교, 특정연구기관 출신들의 자리 나눠먹기와 뇌물수수자 등 부적격자들을 상임이사 후보자로 선임하는 한심한 작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성명서 발표 이후 대의원회를 열고 상임이사 선임과 관련한 현안을 공유하고 공단의 지사 등을 찾아 조합원들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노조가 추천된 상임이사들을 부적격자로 보고 이들에 대한 추천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노조를 구성하는 조합원들 일각에서는 냉랭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수뢰 전력이 있는 후보자의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특정 대학, 특정 기관 출신을 문제 삼는 것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수산자원관리공단의 모태가 수산자원사업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국립수산과학원 출신의 직원들이 경영진이 되는 것을 문제 삼기는 어렵다.

또한 과거 수산대 출신자들이 수산업에 특화된 교육을 받았고 대부분의 수산관련 기관, 기업 등에서도 이미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기관이나 기업에서도 점진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 지금부터 해당 대학이나 기관 출신자들이 적절치 않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더불어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감사원 감사 역시 노조 조합원들에게 부담스러운 부분 중 하나로 꼽힌다.

FIRA는 감사원의 예비감사를 마치고 오는 25일부터 본 감사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정부에서는 공공기과 경영평가에 착수한 상황으로 공단과 노조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경영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김성규 FIRA 노조위원장은 “일반적으로 노조는 낙하산 경영진이 올 경우 이에 대해 반발하는 데 공단 내부 출신의 경영진이 오는 것에 대해 반발해야 하는 노조의 심정은 어떻겠나”라고 물으며 “상임이사 후보로 추천된 사람들은 보신주의로 일관하며 공단을 망가뜨린 사람들인만큼 상임이사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공단 노조의 한 조합원은 “인사권은 경영자의 고유 권한인만큼 그 선택을 존중하되 신임 상임이사의 경영실적이 부진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사측과 노조 모두 FIRA는 국민과 어업인을 위한 기관이라는 점을 잊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FIRA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지난해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를 받는 것이지만 해당 기관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경우 이 역시 반영된다”며 “실제로 서부발전의 경우 올해 터진 사고가 지난해 경영평가 결과에도 일부 반영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FIRA는 경영평가에서 지난 2년 동안 B등급을 받았는데 상임이사 선임 문제가 논란이 될 경우 일부 평가 지표에서 감점이 발생, 등급이 하향조정될 수도 있다”며 “노사 갈등이 경영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공단의 신뢰도 하락 등으로 공단이 수행하는 사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현석 FIRA 이사장은 “상임이사 공모절차는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된  만큼 임추위의 추천결과를 뒤집을 수는 없다”며 “향후 검증절차를 거쳐 상임이사를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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