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이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한 아이가 목이마르다고 해 우유를 건냈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
 

마땅한 음료도 없었고 목이 마르다는 아이에게 우유가 좋을 것 같아 200㎖ 우유를 사와서 건냈는데 그 아이의 부모가 불쾌한 표정으로 여자아이라서 우유를 먹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호의는 순간 당황으로 바뀌었다. 명색이 낙농전문기자인데 이 사태를 두고 볼 수 없어 우유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지나치지 않으면 우유는 청소년의 뼈 건강과 성장기 어린이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나니 주변 학부모들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유업체에 다니냐’, ‘식품영양학을 전공했냐’며 질문을 쏟아냈다.
 

그런데 한 학부모가 자기 아이는 우유를 먹으면 토하고 소화를 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온 가족이 우유를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태생부터 우유가 안맞는 사람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전이 이어져 이내 목소리를 죽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 국민의 75%가 가지고 있다는 유당불내증은 사실 우유를 먹는 잘못된 습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빈속에 찬우유를 식사대용으로 마시고 속이 좋지 않다며 유당불내증을 의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우유를 마시는 습관을 바꾸면 유당불내증은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하다. 락토프리 우유를 선택해 마시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찬우유보다는 따뜻하게 데워 먹거나 빵이나 시리얼 등 다른 식품과 함께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치즈나 요구르트 등 유제품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우유가 맞지 않는데 왜 노력을 해서 우유를 마셔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물만큼 싼 가격에 마실 수 있는 칼슘영양제인데 왜 선택하지 않느냐고. 물론 건강기능식품을 사서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 우유의 몇 배에 다다르는 식품을 섭취해 칼슘을 채울수도 있다. 우유의 몇배 부피가 되는 고기로 단백질을 채울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쉬운 영양소 섭취 방법을 왜 외면하는가. 우유를 제대로 알고 자녀에게도 제대로 된 식생활 교육을 시켜야 한다. 잘못된 몇가지 정보로 가성비 높은 영양식품을 외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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