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축산업 지향… 자연순환농업 박차"

[농수축산신문=김창동 기자]

조합원들 무한 신뢰… 무투표로 당선
"조합원 부자 만들기가 제일의 목표"

이경용 당진낙농축협 조합장. 언제, 어느 자리에서나 그가 내뱉는 첫 마디는 “조합원 부자 만들어 주는 게 제일의 목표”다. 제대로 유대를 보장받기 위해 낙농가를 중심으로 설립된 당진낙협의 과거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낙농가들의 응어리를 풀어주고 싶었다는 게 이 조합장의 각오다.

이 조합장은 이를 위해 당진낙협의 내실을 다지는 일은 물론이고, 우유 생산비 절감 방안 마련, 고품질 우유 생산기반 마련, 자연순환농업 실현, 조합원들의 복지 확대 등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조합원들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 조합장의 이 같은 노력은 조합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음은 물론이다. ‘부자 만들어 준 조합장’으로 불리워지는 것이나 조합장 당선 후 ‘또 일 시켜서 미안하다’는 등 이 조합장에 대한 조합원들의 무한한 신뢰가 이를 말해준다.

조합원들의 무한한 신뢰에 힘입어 무투표로 당선된 6선 조합장의 위엄을 달성한 이 조합장으로부터 조합경영에 대한 철학을 들어봤다.

 

조합운영에 대한 철학은

당진낙협은 1992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인허가를 받아 당진축협서 분리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분리 전 유대도 유대지만 유대 형성과정에 대한 낙농가들의 신뢰가 전혀 없었다. 그렇다 보니 낙농가들의 불만이 쌓였고, 결국 낙농가를 중심으로 한 낙협이 만들어진 것이다.

유업체와 조합이 유대를 마음대로 정한 후 농가에게 통보하는 형태이다 보니 유대로 인한 불만이 많았다. 투명하지 않은 유대관리가 분리의 단초가 됐다. 당진낙협의 정체성은 이미 분리 당시 정해져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조합원들의 요구에 의해 설립된 만큼 조합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줘야 할 의무가 있고, 그 의무가 조합원들을 잘 살게 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조합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조합원들을 섬기는 문화를 형성해야 했다. 학연, 혈연, 지연 등을 배제한 인사를 원칙으로 하고, 나이와 성별 등을 불문하고 능력있는 인재를 중용한 이유이다.

또 2000년 조합장 취임 이후 매주 월요일 오전 7시 30분 직원조회를 열어 족집게 과외식으로 사업을 점검한 것도 주효했다고 판단한다. 외국 출장을 제외하고는 단 한 차례도 거른 적이 없을 만큼 조합운영에 철저를 기했다고 자부한다.

 

조합의 현황과 운영실태는

조합장에 처음 당선된 2000년 당시 당진낙협의 자본금은 20억원이었지만 현재는 16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직원도 15명에서 170명으로 늘어났다. 또 2000년 조합원 수는 212농가에서 점점 늘어나다가 530농가를 정점으로 현재 303농가가 있다.

조합원의 소득이 결정적으로 늘어난 시점은 낙농진흥회 설치법 통과 직후이다. 2000년 10월 23일 취임한지 이틀 뒤인 25일 낙농진흥회 설치법이 통과됨에 따라 유업체를 상대하기보다는 낙진회를 선택하는 게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낙진회 참여 조건으로 정부로부터 20억원을 지원받아 조합원들에게 쿼터를 구입토록 했고, 그 결과 조합원당 원유생산량이 386리터에서 1.5~1.6톤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조합원을 위한 경제사업과 효과는

낙농진흥회 설치법 통과 후 당진 송산면 가곡리 일대 부지 258ha를 매입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조사료 생산을 시작했다. 랩핑도 그 당시 전국에서는 처음 실시했다.

그 후 2003년 대호만 간척지 266ha를 추가로 구입해 현재는 524ha의 조사료 포에서 옥수수, 라이그라스, 총체벼 등을 생산, TMR(완전배합)사료 공장서 품질 좋은 사료를 생산해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낙농가의 생산비 절감에다 수입대체 효과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2개의 TMR사료 공장에서는 월 8250톤, 연간 10만톤의 사료를 생산하고 있으며, kg당 400원씩총 4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조사료 1kg당 우유 1리터를 생산하던 게 꿈이었는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그 꿈을 이뤘다. 조사료 33kg으로 우유 33리터 생산, TMR 수분함량 33% 달성을 위한 ‘333333운동’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또 2002년 당진낙협이 집유조합으로 지정된 이후 3억5000만원을 투자해 네덜란드의 원유분석장비를 들여와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원유의 체세포, 유지방 등을 매일 검사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체세포수 20만 이하의 1등급 우유 생산으로 이어졌고, 그만큼 소득도 올라갔다. 당진낙협 조합원이 수취하는 kg당 우유값은 최고 1103.28원이고, 평균 1080원에 달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미허가축사 양성화가 어려운 농가와 고령농을 위한 낙농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단지내에는 인건비, 시설비 감소로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공동착유장과 집유방법 개선시스템, 신재생에너지 생산 시설 등을 통해 미래형 축산업을 지향할 방침이다.

또 농업인의 원유생산과 체험시설의 운영으로 자연친화적인 당진시를 부각하고, 국내 최초 낙농역사관을 건립해 방문객들이 낙농업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친숙한 낙농업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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