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정부는 지난 25일 관계부처합동 브리핑을 통해 ‘WTO(세계무역기구)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농업인단체들이 연이은 기자회견을 통해 성토한 ‘WTO 개도국 지위 유지’는 순식간에 공염불이 된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농업인단체들은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업과 농촌, 우리 먹거리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기자회견장에서 한 농업인단체장은 “우리 농업인이 생산한 쌀을 먹고 살아가는 인간들이 어찌 농업인을 죽이려고 하느냐”며 “농업인도 이 나라의 국민이고, 농업은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국익이라는 말로 농업의 희생이 강요됐으며 농업은 매번 그 자리를 내줬고 결국 또 다시 보다 절박한 지경에 내몰리고 있는데 따른 외침이었다.

농업인단체들은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순간 농업·농촌이 무너지고 우리의 먹거리 안보인 식량자급률도 곤두박질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게 되면 우리 식탁은 당연히 수입 농축산물로 채워지게 된다는 것이다.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위해 흘린 우리 농업인들의 땀과 노력의 결정체가 설 자리를 잃어가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는 단순히 농업인의 생존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굶주리지 않을 권리마저 박탈당하게 될 것이란 뜻으로 받아들이는 게 옳을 것이다.

이날 또 다른 발언자는 “오늘 아침에 뭐 드시고 이 자리에 나오셨나요?”라고 물었다. 당연히 우리는 밥을 먹고 하루를 살아간다. 우리 농업인이 생산한 우리 쌀과 우리 농축산물로 만든 반찬과 국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농업인들이 흘리는 땀과 노력으로 하루의 영양을 얻고 힘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에 내가 오늘 먹은 것들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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