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트림이 지구를 더럽힌다? 온실가스 배출량 1.3% 불과

[농수축산신문=송형근 기자]

분야별 배출량은
에너지 86.9%로 가장 많고
산업공정 7.8%농업 분야 2.9%

탄소중립 정책에 발 맞춰
한우산업 체질 개선 필요엔 공감
환경부담 저감 사료 개발보급 통해
장내발효 개선 등 추진
제도적재정적 지원 필요

소의 트림이 지구를 더럽힌다.’, ‘소가 하루 종일 트림하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온실가스 문제를 얘기하면서 이처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말들을 각종 매체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소가 정말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지는 그 사실관계를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는 최근 발행한 한우 월간 리포트’ 7월호에서 온실가스 발생의 주범이 정말 소가 맞는지 살펴봤다.

 

# 소가 자동차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한다?

환경부 국가 온실가스 배출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727633000COeq1990년 대비 149% 증가했다.

이 중 분야별 배출량은 에너지 분야가 86.9%로 가장 많았고 산업공정 분야 7.8%, 농업 분야 2.9% 순이었다.

특히 축산분야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농업분야 온실가스 총 배출량 2120만 톤 COeq 중 약 940만 톤 COeq로 농업분야의 44.3%, 국가 전체 배출량의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분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국민들의 육류소비 증가에 따른 가축 사육마릿수의 증가에 따른 것이며, 주로 가축의 장내발효와 가축분뇨 처리 시 발생한다.

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660만 톤 COeq로 축산분야 총 배출량의 69.8%를 차지한다.

유엔(UN) 보고서에 따르면 약 220억 마리의 가축이 전 세계 온실가스의 18%를 발생시키며 이는 교통수단의 발생량 13%보다 높은 수치로 지적돼 소 한 마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이 자동차보다 많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한우 비육우 한 마리와 자동차 한 대의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을 비교했을 때 한우는 1595kg COeq, 자동차는 1717kg COeq를 배출한다. 2018년 기준 한육우 3086000마리와 젖소 407000마리, 자동차 23203000대를 놓고 총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하면 한우 비육우보다 자동차가 8.1, 젖소 착유우보다 자동차가 24.1배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소를 줄여야 한다?

풀 호킨의 책 드로우다운(Drawdown)’에는 육식을 줄이는 것은 냉장고 효율을 개선하는 것, 해상풍력 발전기를 설치하는 것,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 다음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축산업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측에선 차라리 소고기를 수입하면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으며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이와 관련해 강병규 농협 축산지원부 한우연구위원은 안티축산 세력들이 주장하는 이야기를 살펴보면 소 사육마릿수를 줄이고 소고기 수입을 늘리는 것은 온실가스 배출 총량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면서 수입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기존에 소 한 마리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와 선박 등에 고기를 싣고 이동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지육의 냉동보관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등을 모두 합산한다면 국내에서 소를 사육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발생량보다 더 많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정부가 추진하는 ‘2050 탄소중립정책에 발 맞춰 한우산업에 체질 개선이 필요한 것은 분명 맞는 이야기라며 환경부담 저감 사료의 개발·보급을 통해 장내발효 개선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고 적정 사육마릿수 관리를 통한 온실가스 발생 관리, 환경보전형 경영체계 도입을 통해 적정수준의 사육규모를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저투입·환경 친화형 생산구조 전환 등을 위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