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는 절대로 안 먹습니다.”

`슬로푸드와 컬러과일''이라는 까페를 운영하고 있는 오희영(26)씨는 예전에는 햄버거와 패스트푸드 음식을 달고 살 정도로 즐겨 먹었지만 우연히 TV에서 슬로푸드에 관한 다큐멘터리 방송을 본 이후로는 인스턴트 음식과 패스트푸드 음식들과는 작별을 고했다.

“얼마전에 극장에서 상영하던 `Super Size Me(슈퍼 사이즈 미)'' 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

그 영화를 보면 패스트푸드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건강에 얼마나 안 좋은지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거예요. 주인공인 모건은 영화촬영 전까지 세명의 의사들로부터 건강상태가 매우 좋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패스트푸드를 단 한달간 섭취했을 뿐인데 체중이 약 12kg까지 늘어났고 마치 알콜중독자처럼 간이 부어 건강에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태리식당에서 요리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아무리 바쁘고 배가 고프더라도 인스턴트 음식은 사 먹지 않는다고 했다.

그대신 건강한 식재료를 이용해 직접 요리해 먹는다고.
주로 무슨 요리를 즐겨 먹느냐는 질문에 싱긋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직업이 이태리요리사이다보니 피자나 파스타 등도 만들어 먹고 된장찌개나 김찌찌개 등도 자주 해 먹는 요리중에 하납니다.”

“보통 슬로푸드 운동을 한다고 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무척 거창한 식습관을 지녀야 하는 걸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슬로푸드는 어렵고 복잡한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은 원래 슬로푸드 운동과 딱 맞아 떨어진다.

우리의 전통 식품인 된장과 간장, 고추장, 청국장, 김치, 젓갈 등 발효 식품 뿐만 아니라 순두부, 떡, 묵 등 우리 땅에서 생산된 전통 먹거리들은 모두 슬로푸드가 될 수 있다는 것.

신세대인 그가 햄버거를 집어 던지고 슬로푸드운동의 전령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도 다 이때문이다.

“그냥 원래 우리가 즐겨 먹던 것들을 찾아 먹으면 온통 다 건강식품인데 뭐하러 비싼 돈 주고 인스턴트 음식을 사 먹습니까?”

오희영씨가 인터넷에 까페를 만든것은 1년전.
100여명 가까운 회원을 거느리고 있지만 사실 까페는 활발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처음 까페를 만들었을때는 회원들도 모두 저처럼 건강과 요리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가입을 했을 겁니다. 그러나 슬로푸드 운동이란게 하루이틀 반짝 한다고 되는게 아니다 보니 사실 조금 시들해진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희영씨는 “천천히 먹자는 슬로푸드 운동이 병들어가는 현대인의 식탁에 건강을 되살려줄 거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집에서 고추장과 된장을 담그고 김치를 담가 먹는 것 모두가 아주 훌륭한 슬로푸드 운동입니다.”

그는 또 “바쁘다. 바쁘다 하며 패스트푸드 음식으로 식습관을 잘못 길들이다보면 삶의 시간이 아주 짧게 끝날 수도 있다”며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지만 건강보다 우선시 될 수 있는 것들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희영씨는 “슬로푸드 운동은 이름처럼 서서히 그리고 천천히 우리의 식문화를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슬로푸드 단체의 상징물인 달팽이처럼 슬로푸드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천천히 그리고 많이 늘어나 모두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것이 없겠죠”라고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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