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먹거리가 부족할 때는 생산자들이 생산만 고민하면 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GNP(1인당 국민총소득)가 2만6000달러를 넘어섰고 먹거리가 많아져 이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수산물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수산업도 소비자 중심의 산업구조로 변모해야만 합니다.”

제3회 어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수산물 수출확대 △수산물의 새로운 가공법 개발 △연근해 수산물의 안정적 공급 등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의 영예를 안은 김임권 대형선망수협 조합장은 수산업과 정책이 생산자의 시각이 아닌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조합장으로부터 수산업계가 처한 현실과 당면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 수산업계가 처한 현실을 어떻게 보나

“과거 우리 수산업계는 수출의 첨병이자 먹거리가 없는 국민들에게 안정적으로 단백질 식량을 공급하는 중요한 산업이었다. 하지만 해방이후 우리 수산업계가 어업의 문제를 바다에서만 해결하려다보니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산업의 위상도 초라해졌다. 특히 유통 부분은 거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터라 경쟁력도 점차 약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일본 원전오염수 유출로 수산업계 전체가 홍역을 치렀던 일이다. 또한 각 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이나 수온상승, 자원고갈 등 날로 열악해져가는 대내외적 상황에서 우리 수산업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 수산부문의 당면과제는

“수산업계의 당면과제에서 핵심은 바로 소비자의 마음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본다. 길거리에 나가보면 먹을 거리가 가득한 반면 소비자들은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애타게 찾고 있는 상황이다. 수산물 시장을 공급자 위주가 아닌 소비자 위주로 바꾸는 것이 바로 우리 수산업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본다. 상품에 이야기를 불어넣는 감성적인 접근과 함께 수산물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맞벌이 주부들이 늘어날 수록 조리법이 복잡하고 번거로운 상품들은 점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새로운 수산물 가공법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수산물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내가 운영하는 경영체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상품인 무염멸치를 개발, 올해내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가공법을 활용하면 멸치를 기존의 3배 이상 가격에 일본으로 팔 수 있게 된다. 이런 것이 바로 수산부문의 창조경제라고 생각한다.”

# 수산업 부흥을 위한 정책과제를 꼽으면

“수산부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인력난이다. 수산업의 미래산업화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하는 부분이기도하다. 최근 근해어선원들의 고령화 문제가 날이 갈 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반면 수산업 부흥을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젊은 인재들의 유입은 거의 없다. 해양수산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바로 인력문제다. 단지 어선원 뿐만 아니라 수산물의 유통이나 가공 등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각 분야에 우수한 젊은 인재들을 육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생산현장의 최일선에 있는 우리 조합원들이나 전국의 어업인들이 수산업의 현재라면 앞으로 수산부문으로 들어올 새로운 인재들이 우리 수산업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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