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구매가 환경을 살리고, 이웃을 보듬는 가치 실천이 가능하다면 소비자들은 달가운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다.

 

 

 

 

 


-경제적 이득보다 환경·사회 배려 ''그린소비'' 각광

소비자의 소비행태가 합리적 선택에서 보편적 가치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어떤 선택이 나에게 더 이익이 되는가를 따지기보다 환경, 인권, 생명존엄성 등 윤리적 이슈에 의한 소비의사결정이 중요해졌다.

당장 자신에게 경제적인 이득이 되지 않더라도 환경을 살리고, 이웃을 보듬는 가치 실천이 가능하다면 소비자들은 달가운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이다. <편집자 주>

실제 한살림· iCOOP생협 등에 따르면 생협 상품들은 다른 경쟁상품보다 가격이 비싸다. 개별상품 당 단가가 높을 뿐 아니라 추가적인 비용 또한 일반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생협 매장 이용을 위한 월 회비를 내거나 일정금액 당 조합원 이용료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소비가 환경을 살리고 농업을 살리는 데 기여한다면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자기 지향적 소비에서 가치 지향적 소비로, 소비행태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 지구환경 지속가능성에 초점

윤리적 소비는 생산을 고려하는 소비자 운동에서부터 움텄다.

1990년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심화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환경보존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성향과 구매의도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당시 소비자들은 소비의사결정에 ‘환경’을 우선순위 가치로 여겼다. 재활용품 사용, 에너지 절약제품 사용과 같은 ‘그린소비’가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나타난 것이다.

환경이 소비의사결정의 이슈가 되자 소비자들은 지구환경의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뒀다.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환경보호 뿐 아니라 시대의 빈곤, 불평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치유해야 한다는 ‘더 확장된 가치’들을 소비의사결정권의 잣대로 끌어오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성향과 구매의도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한 이소연 박사는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이 자기지향적인 소비에서 가치지향적인 소비로 변화했으며 소비행위가 자신을 만족시키는 것 뿐 아니라 타인을 만족시키는 것에서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윤리적 소비는 가격보다는 가치를 중점에 두고 있어 ‘불황’을 타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금융 위기로 촉발된 2008년 경제 위기 당시 국내 공정무역 매출액은 280% , 2009년에 21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의 윤리적 소비는 경제 침체기에 소비자들의 긴축 우선순위 대상이 될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 환경·사회를 배려하는 윤리적 소비

iCOOP생협에서는 윤리적 소비의 기준을 ‘인간과 노동’, ‘식품안전’ 그리고 ‘농업과 환경''으로 정하고 있다.

윤리적 소비 기준의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아동착취, 비정규직 문제 등 인권에 대한 것에서부터 화학 첨가물, 농약 절감 등 식품안전문제, 유기농업 지향 등 환경문제까지 인간과 환경의 공존을 지향하는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다.

정원각 iCOOP협동조합지원센터 이사장은 “윤리적 소비는 실천으로 이어질 때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밝히고 “농업과 환경의 지속가능성은 친환경농산물 소비를 실천하는 것으로 담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격대비품질을 따지던 합리적 소비패턴이 환경보호와 사회발전이라는 인류의 공동 가치를 추구하는 윤리적 소비 실천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윤리적 소비 보고서를 발표하는 영국의 더 코오퍼러티브뱅크(The Co-operative bank)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소비자는 윤리적 소비에 관한 가구당 평균 지출액 중 유기농 식품, 동물복지를 배려한 육류 등 먹거리에 약 33%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효율제품에는 20%를 지출했고 그 뒤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재활용품 등의 가정용품이 잇고 있다.

김나경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기농과 같은 친환경 식품 소비는 가족 건강을 위한 소비인지 환경과 사회까지 고려한 소비인지 구별이 쉽지 않다”면서도 “이러한 소비자들의 선택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화학비료, 살충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법을 촉진시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윤리적 소비자가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친환경 식품 구매가 계기가 돼 건강 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를 고려한 윤리적 소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