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회 대한민국 도시농업박람회 일환으로 지난달 26일 '2014 시티팜 토킹콘서트'가 개최됐다.이 행사에는 김수향 마르쉐@대표와 이승희 꿈꾸는 고래 대표가 초청됐다. 시티팜 토킹콘서트'는 농업전문MC인 김영은 채
-2014 시티팜 토킹 콘서트
-도시농업= ''소통·치유·힐링'' 생산위한 노동→ 예술로 승화

도시농업이 단순 생산에서 이웃과의 소통, 치유 그리고 힐링으로까지 확대되며 신선한 파장을 불러일 으키고 있다.

제3회 대한민국 도시농업박람회 일환으로 지난달 26일 대구자연과학고등학교 녹색환경탐구관에서 개최된 ‘2014 시티팜 토킹콘서트’에서 도시농부마켓 ‘마르쉐@’의 기획자인 김수향 대표와 ‘꿈꾸는 고래’의 이승희 대표는 도시농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맛있는 소통과 힐링을 말한다’를 부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일반인들이 쉽게 생각하는 텃밭·옥상 농업, 베란다 농업인 도시농업을 한 단계 승화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들이 말하는 도시농업은 단순 생산을 하기 위한 노동이 아닌 하나의 예술품이라는 인식까지 심겨줬다.

특히 이날 콘서트는 대화형식으로 진행되다보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방청객들이 거부감없이 자연스레 도시농업을 받아들일 수 있는 한편의 드라마를 연출했다는 찬사도 전해지고 있다.

김영은 채소 소믈리에의 진행으로 펼쳐진 이날 콘서트를 통해 도시농업의 다양한 가치와 매력을 살펴봤다.

# 김수향 마르쉐@ 대표

-농업인·요리사 관계 형성…마켓 ''마르쉐@'' 기획 옥상 텃밭서 작물키우고 재배기술·요리 방법 공유 흙 만지고 작은 자연과 함계하는 시간이 삶의 기쁨

Q. 도시농업을 시작한 계기와 주요 활동 내역은.

“나는 재일동포 3세로 일본에서 태어나 1997년부터 한국의 신문, 잡지, 방송 미디어 코디네이터로 활동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문화 중 음식문화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2006년 잡지 마감에 쫒기는 바쁜 일상 속에서 삶과 정반대인 ‘오가닉’이라는 테마에 관심을 갖고 오가닉을 지향하는 카페를 만들게 됐다. 자연스레 일본 언론 매체에 한국음식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는 동시에 카페 ‘슈카라’ 메뉴 기획, 워크숍 기획 등 음식 관련 기획의 길을 걷게 됐다.

2011년에 요코하마에서 경험한 일본대지진과 원전 사고를 계기로 삶이 다시 한 번 변화하게 됐다. 잃어버린 희망을 찾기 위해 3명의 기획자가 모여 도시농부마켓인 ‘마르쉐@’를 기획하게 된 동기가 됐다.

현재는 카페 운영과 함께 ‘마르쉐@’를 운영하고, 음식을 테마로 잡지에 연재하기 위해 농업 생산자를 찾아다니는 한편 음식을 테마로 강연하고, 서울 옥상 텃밭에서 작물을 키우고 요리하는 ‘요리사의 밭’모임을 함께 하고 있다.”

Q.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정기적으로 ‘마르쉐@’가 열리는데, ‘마르쉐@’의 차별성은.

“‘오가닉’을 지향하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한국에서 다품종 생산 농업인을 만나기 쉽지 않았다. 이에 농업인이 모일 수 있는 필요성을 막연히 꿈꾸게 됐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공기, 물, 흙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공포를 경험하게 됐다. 또한 방사능 때문에 누가, 어디서, 어떻게 키운 채소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채소를 못 먹게 됐다. 당시 생애 처음으로 생산과 소비 사이의 과정을 확인하고 싶어졌다.

이에 막연히 꿈꾸었던 농업인 시장이 다시 떠올랐고 생산자가 직접 농산물을 들고 모이고, 직접 설명을 듣고 확인할 수 있는 장보기를 나 스스로 하고 싶었다. 같은 시기 서울 곳곳에 옥상 텃밭을 기획하고 도시농부들의 미래를 모색했던 여성환경연대 활동가 이보은 씨, 다른 시장을 운영했던 문화기획자 송성희 씨를 만나 본격적으로 ‘마르쉐@’를 만들게 됐다.

‘마르쉐@’는 농업인과 요리사가 관계를 형성하고, 채소 요리의 아이디어나 대안, 가능성을 모색한다. 채소의 매력을 농업인과 요리사가 함께 찾고, 채소로 레시피 만들어 손님이 그것을 접하고 채소를 또 구입해 집에서 요리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바로 마르쉐@의 역할이자 과제이다.

Q. 직접 수확한 농산물은 어떻게 활용되나.

“홍대 옥상 텃밭 다리에서 ‘요리사의 밭’을 함께 가꾸고 거기서 난 재료로 요리를 연구하고 맛보이는 모임을 한다. 이 모임 멤버들과 함께 서울근교 농가에서 벼도 키운다. 특히 텃밭을 통해 가족이나 지인들과 소통을 한다. 텃밭 식재료로 무엇을 만들 수 있는지, 상상력을 발휘하고 함께 배우고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그 맛을 나눈다. 일상 속에서 텃밭 재료를 활용하는 방법이나 발상, 기술을 제안하고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텃밭 요리는 맛있을 수밖에 없다. 신선하기 때문이다. 이는 재료에 맞춰 요리를 하기에 더욱 즐겁고 어렵다. 하지만 이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해 준다.

도시농업의 경험을 통해 도시를 벗어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고 꿈꿀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마음의 치유가 된다. 흙을 만지는, 작은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 그 자체가 삶의 기쁨으로 다가온다.”

# 이승희 ‘꿈꾸는 고래’ 대표

-어르신 원예활동·학생 학교텃밭가꾸기 ''심리 안정'' 가족·자녀 함께 생명 가치관 바탕…대안교육 실천 단순체험 아닌 흙과 생명을 가까이 하는 소통 중요

Q. 도시민의 정서 함양 및 개선에 대한 도시농업의 영향력은.

“도시화가 확대되면서 환경 문제 뿐만 아니라 도시민의 사회, 정서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해 각계각층에서 많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도시농업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각 지역에 맞는 작물을 재배하며 지역공동체를 형성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도시농업은 변화해 나갈 것이라 자신한다. 이는 자신이 가꾸는 작은 공간에서 키워지는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의 소중함과 건강한 생태적인 삶으로 이어지는 동시에 농업인의 정성과 자연의 위대함을 마음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특히 도시농업이 활성화되면서 도시농업의 교육적 가치에 대해 사회적 역할이 커지고 있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과 원예활동을 하거나 주위가 산만한 중·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텃밭을 일구어 보는 것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찾게 된다. 이에 ‘꿈꾸는 고래’ 역시 동반하고 있는 가족, 자녀들과 함께 생명으로부터의 회복을 바탕으로 대안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Q. 도시농업의 가치와 부모의 역할은.

“식생활 개선, 부모들의 의식 변화, 밥상 교육의 효과, 소외 된 어린이들 삶의 활력소 제공 등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어 굳이 무엇 하나를 꼽을 수 없을 정도이다. 특히 현대인의 고질적 문제이면서 병폐인 생명 경시에 대한 가치관의 회복을 가장 자연스럽고 풍요롭게 다음세대에게 전달 할 수 있는 방법이 흙 위에서 농사를 짓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반 가정의 가족들이 텃밭을 가꿀 때, 부모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더 자발적으로 활동 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바로 기다림을 익히는 것이다. 도시농업은 자녀에게 가지는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의 기회이다. 지식, 문물 등을 강요받아 빠르게 습득해야 하는 현실과 달리 도시농업은 1년이라는 긴 시간의 스케치북 위에 아이가 씨앗을 뿌리는 일, 물을 주는 일, 벌레를 잡는 일 등 작더라도 한 가지씩 자기 자신의 일로써 기쁘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부모 자신도 자연 환경에 순응하는 연습을 할 수 있게 해준다.

Q 텃밭 교육에서 놓치지 말아야 한 부분이 있다면

“텃밭 교육도 모든 교육의 철학과 같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맞춰야 한다. 동기부여가 없는 교육은 무의미하다. 아이들이 직접 채소를 가꾸고 수확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서 생명과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기르는데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도시농업 활동을 통한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단지 체험만을 중시하는 틀부터 과감히 벗어야 한다. 진정한 소통을 원하는 주관자라면 현재 아이나 아이 주변에서 가장 긴박하고 민감하게 다뤄야 할 사안을 매개로 대화하며 흙과 생명을 가까이 하는 농사를 배워야 한다. 이는 노동, 땀, 겸손 등의 가치로써 자연스레 개개인과 청소년 문제의 전반적 사안들에 접근하며 소통에 기여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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