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정체성 회복…''공명선거'' 다짐

내년 3월 11일 사상최초로 전국 1360곳에서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가 실시되면서 지역농협 개혁이 사회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농민단체, 생협, 시민사회단체, 전문가들이 연대한 ‘좋은 농협 만들기 정책 선거 실천 전국운동본부’가 지난 4일 출범했다.

이날 출범식에서 전국운동본부는 선언을 통해 “농협개혁이 정부와 정치권,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진행돼 농협중앙회의 민주적 운영 체제 확립은 물론 일선 농·축협과 연계된 경제사업 활성화 방안도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돈 선거’ 비리 속에서 지탄받아온 농협 선거문화를 정책·공명선거로 바로 잡으려고 한다”며 “조합원의 필요와 열망을 실현하는 데 헌신할 조합장을 선출해 지역 농협이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농민이 주인되는 조합으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운동본부는 농·축협 조합장 후보자가 농협개혁을 위한 좋은 정책을 공약하게 하고 조합원 유권자는 이를 평가해 올바르게 투표하게 하는 한편 선거 이후에도 당선인 공약 실천 여부를 확인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지역 조합장 선거 위탁 관리에 관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선거운동방법은 ‘선거다운 선거’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판단, 개정 운동을 벌일 방침이다. 선거법이 허용된 단체나 언론기관의 후보초청 대담·토론회와 예비후보자 등록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조합원의 자유로운 의사 및 민주적 절차에 역행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지역 농협 문제를 중심으로 한 정책권고안 수립·발간 보급 △농민단체 전국조직들과 정책선거·좋은 농협(장) 만들기 협약식 △정책선거실천 협약식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출범식 이후 열린 정책토론회에서는 이번 동시선거가 진정한 농협개혁의 원년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진도 지역재단 이사장은 “지역농협이 자립적 협동경제조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광역경제권(생활권) 단위의 자율적·점진적 합병과 사업 분리를 실시가 요구된다”며 “농협중앙회는 회원조합을 지원하는 연합회이자 비사업적 조직으로 재편하고 금융지주의 자회사를 매각 혹은 상호금융연합회로 일부 이관하는 한편 경제 지주를 경제사업연합회로 전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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