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판금액 2814억원…지난해 같은 기간 89% 수준
- 적자 우려…위판다각화·업무역량강화·영업인프라 구축 필요

부산공동어시장이 올해 실적이 부진을 이어가며 어시장이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공동어시장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위판실적은 13만7276톤을 위판, 2814억2331만원 가량의 위판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위판량 16만1407톤의 85% 수준이며 위판금액으로는 지난해 3175억8725만원의 89% 수준이다.

특히 시장의 위판고가 2011년 4722억8000만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2012년 4300억원, 지난해 3400억원 수준까지 내려간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근래 들어 위판실적이 가장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공동어시장의 손익분기점이 33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월명기가 끝나는 11일 이후 매일 24억원 가량의 위판고를 올려야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2월이 고등어 어획량이 많은 달인데다 올해 고등어 어획부진에 따른 재고부족으로 어가 역시 높게 형성되고 있는 상황인터라 평년 수준의 어획량만 기록해도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2월 한달 기상여건이 악화되거나 풍랑이 잦을 경우 부산공동어시장은 개장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2~19일 남해 동부 해역의 파고는 보통 0.5~1.5m 수준으로 비교적 양호한 상황이지만 남해서부와 제주도 일대의 파고는 평균 2~3m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파고가 기상청 예보보다 높아 대형선망어선들이 제대로 조업을 하지 못하거나 풍랑주의보 등으로 대형선망어선들이 피항을 하게 될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는 어려워진다.

부산공동어시장 관계자는 “올해 위판실적이 저조해 10월부터 소모품비용이나 관리비 등을 크게 줄이는 형태로 비상경영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따라서 손익분기점이 3200억원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풍랑이 심해져 선망어선들이 피항이라도 하게 될 경우 적자를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산공동어시장의 실적이 부진함에 따라 △위판실적의 고등어 편중 해소 △근무자들의 역량강화 △영업인프라 구축을 통한 영업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공동어시장은 대형선망어선의 고등어 위판이 전체 위판실적의 70~80% 정도를 차지하는 등 대형선망어선의 편중이 심화된 상황이다.

부산지역에서 위판되는 오징어는 거의 전량이 감천항으로 집중, 연간 1000억원에 가까운 위판실적을 올리고 있으며, 소형어선들은 관광어항화를 추진하고 있는 통영이나 거제, 삼천포 등 인근 지역으로 이탈하고 있어 고등어 편중이 심각해지고 있다.

또한 공동어시장으로 위판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인근의 선주를 대상으로 영업이 이뤄져야 하지만 정작 판매담당자들의 업무추진비도 외부 손님을 접객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 제대로 된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영업을 해야하는 담당자들 역시 업무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부산공동어시장은 50년 역사를 가진 국내 최대의 수산물 산지 시장이지만 그간 운영이나 영업 등에 대한 노하우는 충분히 축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올해처럼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위판의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하늘만 바라보고 고등어가 많이 나기를 기도해야 할 정도로 영업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특정품목에 위판실적이 지나치게 편중될 경우 해당 품목의 어획이 부진할 경우 시장의 운영이 크게 휘청거릴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안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서는 공동어시장 내 영업조직을 재구축하고 담당자들에게 영업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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