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친환경단체·생산자조직 간 ''힘겨루기''
- 1차 회의서 위원장 선출 놓고 신경전 가열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 설치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1차 회의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농협친환경단체를 비롯해 친환경생산자조직, 소비자단체 등으로 구성된 준비위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역 인근 한정식 식당에서 2006년 시작한 친환경 임의자조금 사업을 내년부터 의무자조금 사업으로 설치하기 위한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농협친환경단체와 친환경생산자조직 간 위원장 선출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다.

친환경생산자조직은 의무자조금 설치를 놓고 거출 대상인 생산자 한명 한명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만큼 생산자조직과 농협단체에서 각각의 공동 위원장이 선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농협친환경단체는 의무자조금 사업의 경우 친환경 생산자들이 신념을 갖고 공동 출범하는 만큼 단임대표를 통해 굳은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반론했다.

박성직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회장은 “임의에서 의무로 가야할 조직을 만드는 시기인 만큼 효율적이고 대대적으로 추진하려면 농협이란 큰 틀에서 자조금이 형성돼 이끌어 가야한다”며 “정치하자는 것도 아니고 친환경농업을 육성하자는 것인데 공동대표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유기농업협회와 한국가톨릭농민회는 농협에 대한 친환경생산자들의 불신을 앞세우며 “조합 직원이 아닌 현장에서 농사짓는 농민을 위한 자조금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날카로운 신경전은 회의 시작 후 40여 분간 지속되다 결국 정회됐고 이들은 내년에 다시 2차 회의를 추진키로 했다.

한편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회장은 “조합원, 생산자, 실무자 등이 아직 마음을 뭉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실제 밭에서 친환경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의 공감대가 먼저 형성돼야 자조금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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