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해양박물관은 지난 4월 21일 국립해양박물관법이 시행되면서 특수법인으로 전환됐습니다. 이에 대내적으로는 공공기관 전환에 맞춰 운영체계를 마련하고 조직운영을 위한 제반규정을 정비해야하는 시점입니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해양수산관련 유물을 수집하고 국제적인 해양수산박물관의 모임에서 우리의 역할을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지난 4월 특수법인으로 전환된 국립해양박물관의 초대관장을 맡게된 손재학 관장은 조직안정화와 해양수산유물 확보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을 과제로 꼽았다.
손 관장으로부터 앞으로의 국립해양박물관의 운영방침과 주요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 해양박물관의 현재 상황을 진단한다면
“국립해양박물관은 설립 이래 연 평균 100만명 수준의 방문객을 유지하고 있다. 박물관 관람객을 분석하면 부산지역민들이 65%, 타지역 관광객이 35% 정도 수준으로 박물관의 존재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입지는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크루즈가 입항하는 여객터미널이 있어 크루즈 관광객들이 배에서 내렸을 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부산을 방문했을 때 특색 있는 곳이 없다고 얘기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주요 관광지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 해양박물관의 목표는
“종전의 해양박물관이 설립기획단과 운영지원단 형태로 현상유지를 하는 정도의 업무목표를 가졌다면 이제는 박물관이 세계유수의 해양박물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달려나가야 한다. 국제적인 경쟁력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해양수산관련 유물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시드니에 가면 오페라 하우스를 꼭 찾는 것처럼 국내외 관광객들이 부산을 찾았을 때 해양박물관을 찾도록 하는 해양박물관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국립해양박물관이 부산의 박물관이 아니라 전 국민, 외국인 관광객 모두가 보고 배우고 즐길 수 있는 박물관이자 쉼터가 되도록 하는 것도 목표로 두고 있다.”

# 어업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유물은 전쟁을 겪으며 많이 훼손됐다. 즉, 문화재의 기반이 충분치 못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해양수산 관련 유물은 전국 각지에 분산돼있는 상황으로 해전과 관련된 것은 해사박물관에 있고 현충사에서도 해양수산관련 유물들을 수집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해양박물관이 해양수산 관련 유물을 다양하게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업인의 도움도 필요하다. 어촌마을과 관련된 유물 중 국가가 관리할 만한 유물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유물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국가가 나서서 관리할 만한 고문서가 어촌사회에서 아무런 가치도 없는 문서로 돼 있을 수도 있다. 쉬운 예가 조업일지다. 과거 조업일지를 쓸 때 일본사람들이 써놓은 일지에도 ‘조선해’라고 쓰인 일지가 있었다. 이런 해양박물관이 이같은 유물들을 발굴·전시하기 위해서는 어업인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물건이나 문서 등이 있을 때는 박물관으로 연락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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