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출하물량 증가…급격한 하락세

  국내 전복 가격이 10미 기준 1kg에 3만8000원 수준을 기록하며 심상치 않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존에 생산성이 악화된 노화·소안·보길도 지역 일대의 전복양식시설량은 정체내지 소폭 감소하고 있는 반면 생산성이 비교적 양호한 타 지역의 시설량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 1년 사이에 가격 30% 하락

  전복 시장가격은 시설량 증가와 출하대기물량 증가 등이 맞물려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양성물량은 12억2200만 마리로 완도 지역 일대가 9억694만 마리, 그 외 지역이 3억1545만 마리 수준이었으며 크기별로는 1년 미만이 4억5890만 마리, 1년산이 4억7143만 마리, 2년산 2억3271만 마리, 3년산 이상이 5936만 마리 등이었다.

  이같은 양성물량은 2015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9% 증가한 수준으로 양성물량 증가에 따라 가격 역시 하락하고 있다.

  (사)한국전복유통협회에 따르면 2015년 1월 활전복 산지가격은 △8미 6만3500원 △10미 5만5500원 △12미 4만3333원 △15미 4만333원 △20미 3만6500원 등이었으나 지난 1월에는 △8미 4만5167원 △10미 3만9000원 △12미 3만5500원 △15미 3만2500원 △20미 2만9000원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0% 가량의 하락세를 보였다.

  이같은 하락세는 2월까지 이어져 기준이 되는 크기인 10미 기준으로 1kg 당 3만8000원까지 하락했다.

  # 가격 하락세 이어질 듯

  1년 사이에 30% 이상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가격하락은 당분간 이어져 10미 크기 1kg 기준 3만5000원을 밑도는 수준까지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간 출하패턴을 살펴보면 수온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무렵인 3월부터 6월까지는 출하물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증가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 출하가 가능한 양성물량이 전년동기대비 19% 가량 늘어난 상황인데다 크기가 큰 전복의 가격이 더욱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작은 크기의 출하물량이 더욱 늘어날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현재 국내 전복양식장의 시설량은 총 84만칸 수준으로 이는 현재 발급된 양식면허 면적의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터라 가격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양식어가에서 시설량을 늘리게 될 경우 가격하락이 장기화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수산물 유통업계의 한 전문가는 “양성물량 증가, 소비위축, 재고량 증가 등 전복 가격하락의 징후는 눈에 띄는 반면 국내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터라 전복 출하물량이 집중되는 이달부터는 가격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복유통협회 관계자는 “해마다 이맘때면 가격이 떨어지곤 했지만 올해는 가격하락이 심각해 매주 완도군과 협회, 완도전복주식회사 등 관계자들이 모여 가격지지대책 등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회원사에서는 기본적으로 재고를 1톤 이상 보유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이달부터는 전복이 집중적으로 출하되는 시기인터라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생산성 제고가 관건

  전문가들은 전복가격이 낮아지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출하물량 증가와 소비위축이 맞물려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폐사율을 저감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국내 전복양식업은 지역별로 생산성이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먼저 국내 최대의 전복생산지인 노화·소안·보길도 일대에서는 폐사율이 60%에 육박하는 상황인 반면 전남 해남군과 진도군 등은 폐사율이 낮게 형성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남군과 진도군의 양식어가는 전복 가격의 심리적인 마지노선이 10미 기준 1kg당 3만원 수준인 반면 생산성이 낮은 노화·소안·보길도 지역에서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10미 기준 1kg 당 4만원 수준으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격이 하락하며 일부 양식어가는 출하물량을 늘리기 위해 시설량을 늘릴 수도 있는 터라 전복가격 약세가 장기화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성진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 전문연구원은 “기술개발 등으로 생산성이 개선되며 출하물량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지금처럼 생산성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양식어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자조금 등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소비홍보를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주산지의 폐사율을 저감시키고 채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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