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4.13총선에) 농업계 비례대표가 없어요?”
  “더민주당에 한우농가가 (비례대표) 당선권에 들어갔잖아요.”
  “여당에는 왜 없는 거죠? 여당 말입니다.”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나 이 같은 얘기를 한다. 곧이어 이런 말도 나온다.
  “(정치권이) 농업에 대한 관심이 없는 거죠?”
자괴감과 비탄에 섞인 말이다. 20대 국회부터 농업·농촌 출신 의원 수가 줄어드는데, 농업계 비례대표 의원이 여야에서 한 명씩이라도 배출돼야 하지 않느냐는 바람이 수포로 돌아간 데 대한 반응이다. 동시에 이런 얘기도 쏟아진다.
  “농업계가 (비례대표 신청에)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각개전투를 한 것도 원인이겠지요.”
역시 아쉽다는 표현이다.
  각 당이 내놓은 공약을 들여다봐도 농업․농촌과 관련해 특별히 눈에 띄는 새로운 공약은 없다는 게 농업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동안 선거 때 제시됐던 내용들을 재탕 삼탕 했다는 비아냥거림도 이어진다.
  농업 비중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농업인 인구 비중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치권의 농업에 대한 애정과 배려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 이런 적이 없었다. 이런 식이라면 내년 말에 치를 19대 대통령선거에서도 농업․농촌을 홀대할게 뻔하다.
  그렇다고 낙담만하고 있으면 더 큰 일을 당할 수 있다. 우리 농업․농촌은 그동안 세계 각국과 전방위적으로 추진한 FTA(자유무역협정) 여파로 국내시장을 값싼 수입 농산물에 내주고 있는 상황이고, 설자리는 갈수록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4.13총선에 나선 국회의원 후보들은 이 같은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표심 얻기에만 분주하다. 뻣뻣하기만 하던 정치인들의 허리는 90도 아래도 굽어지고, 머리가 땅에 달 듯하다. 금배지만 달게 해준다면 여의도로 입성, 유권자를 위해 뭐든지 다 하겠다며 머리를 조아린다. 그렇다고 그들의 약속을, 말을 그대로 믿었다가는 경을 칠지도 모른다. 농업인들은 이미 그들의 말이 대부분 공약(空約)이고 헛말이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4.13총선에 나서는 정치권의 행태는 이를 여실히 반증해준다.
  이제는 농업인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 농업인들은 오는 4.13총선에서 농업․농촌을 무시할 때,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으로 변질시켰을 때 어떤 결과를 얻게 되는 지를 표로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 농업?농촌을 위한 의정활동을 제대로 못한 후보자는 낙선시켜야 한다.
  더욱 중요한 점은 농업․농촌을 위해 열정을 갖고 제대로 일을 할 후보자를 국회에 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옥석을 가려야 한다. 어느 후보가 진정으로 농업․농촌을 위해 일을 할 사람인지 살피고, 또 살펴보고 투표를 해야 한다.
  옥석을 가리는 일을 혼자 하기는 어렵다. 이럴 때 지역 농민단체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농민단체가 중심이 돼 후보에게 공개질의를 할 수도 있고, 공약실천 협약식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농업?농촌이 정치권으로부터 더 이상 홀대를 받아서는 안 된다. 홀대가 여기서 그쳐야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농업·농촌의 앞날은 보장받기 어렵다. 이번 총선을 통해 농업인의 힘을 보여주고, 농업․농촌의 앞날도 담보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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