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환경 열악·낮은단가···재배 소극적

 <上> 갈수록 줄고 있는 국내산 조사료 자급률
 <中> 무엇이 문제인가
 <下> 국내산 조사료 확대 해법은 있는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수입 조사료 할당관세 운용을 국내산 조사료 생산·이용실적과 연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농가들이 편리성과 품질 등을 이유로 수입 조사료 사용을 선호해 국내산 조사료 재배·이용을 꺼려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국내산 조사료 이용 실적에 따라 수입 조사료 물량을 배정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 농가들이 정면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농식품부의 이같은 결정은 국내산 조사료가 수급의 안정성과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어서 심각성이 더하다.

  # 사육마릿수는 감소하고 조사료 수입은 늘어
  국내산 조사료 생산·이용 확대를 저해하는 이유로는 외부적인 요인과 내부적인 요인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우선 외부요인으로 소 사육마릿수와 축산농가가 감소했다. 여기에 한육우 농가는 고급육을 목적으로, 낙농가는 우유 생산을 목적으로 수입 조사료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FTA(자유무역협정) 등 개방화로 인해 조사료 수입은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국내 종자 생산기반이 미흡하다 보니 종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 수입 종자의 통관 여부에 따라 수급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8월과 지난 2월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수입한 호밀과 귀리 종자에서 세균이 검출돼 폐기·반송되면서 겨울, 봄 파종을 앞두고 때아닌 종자대란이 발생한바 있다.

  # 조사료 재배 권장이유 부족
  여기에 농가에게 조사료 재배를 권장할만한 유인책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청보리 등 사료작물로부터의 소득이 타 작물 재배시보다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재배조건이 같은 쌀보리와 비교시 소득이 6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종농가 역시 조사료 재배에 소극적이다. 동계작물 수확시기인 5월이 벼 이앙시기와 겹치는데다 이모작시 벼 품질이 저하된다는 인식으로 토지임대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료 이용측면에서 보면 가격대비 품질이 떨어지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현재 국내산 조사료가 수입 조사료에 비해 가격이 낮은 것을 사실이다. 농협 축산자원국 분석자료에 따르면 kg당 국내산 조사료(옥수수사일리지) 가격은 396원으로 수입 조사료 470원과 비교시 74원의 가격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기후 등 재배여건이 외국에 비해 불리하다 보니 농가들은 상품성이 균일하지 않고 허실, 감모, 영양가치, 이용불편, 품질보증 미흡 등을 이유로 수입 조사료를 선호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지자체 재정부담 이유로 조사료 재배 소극적
  지자체도 조사료 재배에 난색을 표하기 마찬가지다.
  중앙정부가 지자체 책임강화를 이유로 조사료 생산지원과 관련된 국비보조율을 지속적으로 인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사일리지제조비의 경우 국비 대 지방비의 보조율이 2010년 60% 대 40%에서 2012년 이후부터는 30% 대 60%로 지자체 재정부담이 커졌다.
  지자체로서는 조사료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재정부담이 높아져 사료작물 재배확대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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