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타당성 우선돼야

- '알맹이 없는 홍보' 자제…신중한 접근을

 

  지난해 ㈜동해STF에서 국내에서 양식된 연어를 시범출하하며 연어가 우리나라의 새로운 양식품목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연어양식 등 새로운 양식품목과 관련한 사항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알려진데 이어 해양수산부는 (가칭)연어양식산업발전 TF를 꾸리기 위한 첫 번째 미팅도 가진 터라 국내 연어양식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새 양식품목에 관심이 높은 수산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 연어양식, 가능성은 ‘충분’ 경제성은 ‘글쎄’
  연어양식은 기술적인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동해STF에서 밝힌 것처럼 표층수온이 높아지는 하절기에 수중 30m로 침하시킬 경우 표층수온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냉수성어종인 연어의 월하문제는 해결이 가능하다.
  문제는 가격에 있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연어 선어의 가격은 내장을 제거한 가공상태의 경우 1kg당 1만4000원 전후에서 형성되며 산지인 노르웨이에서 전처리를 거친 연어가 시장으로 유입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2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연어가 시장으로 유입되는데 10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힘든 것이다.
  즉, 가공비를 감안한다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연어 역시 1kg당 출하단가가 1만원 내외에서 형성돼야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한 셈인데 양식적지가 아닌 우리나라에서 연어의 사료요구율(FCR)을 연어양식적지인 노르웨이나 칠레처럼 낮추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 특히 동해지역의 강한 파도의 영향으로 사료허실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월하기간 동안 충분한 사료급이가 쉽지 않다는 점과 6kg까지 키워낼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동해STF에서는 관을 이용해 사료를 급이한다고 밝혔지만 동해지역은 풍랑으로 배가 뜰 수 없는 날이 많은데다 연어양식에 이용되는 EP사료의 경우 사료공급장소에서 장기간 보관할 경우 사료 변질 등의 우려가 있어 월하 기간 동안에는 사실상 충분한 사료급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식업계의 한 전문가는 “기술적인 부분만 놓고 본다면 연어를 양식하는 데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연어양식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온난화의 영향으로 양식적지가 계속 북상하고 있는데다 여름을 나는 동안 사료를 제대로 급이하지 못해 양식기간이 길어져 발생하는 추가 비용 등을 보면 채산성 확보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카더라’만 있고 근거는 없어
  연어양식에 대한 양식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은 높다.
  수입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높은 품목인데다 해수부에서도 연어양식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혀 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현재 연어양식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들은 베일에 쌓여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수산업계에서는 “‘잘된다고 하더라’라고 말하는 데 정작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없다”며 의구심을 표하고 있으며 동해STF 측이 밝힌 내용과 현장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들이 알려지면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강원 고성군에서 양식되고 있는 연어의 사료요구율이나 양성의 진행 정도 등에 대한 정보가 알려진 것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동해STF 측에서는 노량진수산시장의 상인들이 납품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정작 노량진수산시장의 상인들은 동해STF에서 출하를 희망했지만 연중출하가 불가능한터라 거래를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수부는 동해STF를 사례로 들며 연어양식업을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동해STF의 연어양식의 생산·유통·판매 등의 사항은 대부분이 베일에 쌓여있는 셈이다.

  # 경제성 분석 선결돼야
  연어양식업 육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새로운 양식품종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해수부가 ‘때깔 좋은 사업’ 홍보를 위해 너무 섣부르게 나서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동해STF에서 연어를 양식하고 있지만 이는 시범양식도 거치지 않은 한 업체의 실험일 뿐 그 업체의 정보만을 맹신해 연어양식업을 육성하겠다고 나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에 수산정책당국이 밝혀왔던 정책들 중 상당수가 실패로 돌아갔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정책에 대한 어업인들의 신뢰도만 낮춘 형국이 됐다. 이때문에 전문가들은 보다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수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수산업계의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품목 개발은 추진해야하겠지만 준비가 덜된 것을 홍보하다보면 내실있게 추진돼온 사업까지 같이 비난받게 될 수 있다”며 “객관적인 검증도 없이 한 회사의 말만 듣고 TF를 만들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섣불리 밝힐 것이 아니라 해당 품목의 경제성 등을 꼼꼼히 따져본 후 어떻게 육성해 나갈 것인지 계획을 수립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전문가도 “연어양식산업 육성이 국내에서 연어양식업의 기술적인 가능성을 타진하는 연구사업이라면 장기적인 과제로 추진해볼만 한 사업이지만 이를 산업화로 연결하려는 것이면 문제가 있다”며 “특히 기술적인 가능성과 경제적인 타당성에 대한 조사가 선결된 후 관련 정책들이 추진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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