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제주 농원목장·스위스 에멘탈치즈마을
-6차산업 특화 성공모델 필요
-한국적·지역적 브랜드개발 등 모색

▲ 스위스 잔세스칸스 마을의 치즈판매점에서 스위스 전통 복장을 입은 판매원이 치즈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국제시장 개방화는 더욱 심화됐고 원유생산과잉으로 인한 수급불균형은 사상 최악이며 우유 소비는 바닥에 떨어졌다. 악화일로에 있는 국내 낙농업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노래하며 ‘지속가능한 낙농업’을 영위할 방법은 없을까.

#가장 전문화된 6차산업, 낙농

▲ 젖소와 인간의 공생과 낙농업의 이해를 통한 우유소비 확대는 체험목장이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다.

낙농업은 일찌감치 관광농업, 즉 체험목장을 통한 6차 산업을 진행해 왔다.

2004년 낙농진흥회에서 인증을 시작한 이래 10여년 만에 30개가 넘는 체험목장이 전국에서 운영 중이다.

체험객 수는 더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2004년 400명에서 2014년 40만명을 돌파, 10년만에 1000배 성장했다.

낙농의 6차 산업화는 관광목장으로 인한 낙농에의 인식개선은 물론 목장 스스로가 유가공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목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목장형 유가공제품의 2차 판로를 개척, 소규모 유통을 시작하는 농장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제주도 농원목장의 아침미소. 제주도의 쿼터배정에서 터무니 없는 쿼터를 배정받은 농원목장이 살길로 선택한 유가공은 목장의 미래를 바꿔놨다. 교도소 무상납품으로 시작된 유가공제품 판매는 유기농으로 수제 제작하는 유기농 요구르트 아침미소가 강남 아줌마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파리바게트, 현대백화점 등에 일부 납품하는 등 정식 판로를 찾아 목장형 유가공의 성공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보다 발전된 형태의 6차 산업화 필요

▲ 체험목장에서 어린이들이 치즈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낙농업에서 6차산업이 체험목장 운영, 목장형 유가공품의 브랜드 개발·판매였다면 이제는 보다 구체적이고 미래적인 낙농업의 6차 산업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발전된 형태의 낙농업을 영위하고 있는 유럽은 많은 시사점을 갖는다. 목장의 이름을 브랜드로 딴 유가공품이 한정판으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탄다는 점에서 유럽의 모델은 주목할만 하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에멘탈 치즈나 브리치즈는 지역명을 딴 치즈로 지역특화 브랜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특히 스위스의 에멘탈 치즈는 치즈 하나로 지역경제의 70%가 움직일 정도로 에멘탈 마을 주민이 스스로 자치구를 꾸려 지역경제와 농가단위의 협동조합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 에멘탈 치즈 마을은 스위스 전역에서 치즈를 구매하고 치즈마을을 견학하기 위한 관광객들로 1년 365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6차 산업도 결국 목장 한 개가 아닌 특화된 지역으로 테마가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임실치즈 마을 같은 테마파크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적 한계가 갖는 접근성의 문제, 비슷한 패턴의 체험 프로그램, 지역 브랜드로의 전국 유통망 확보 실패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낙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협동조합형으로 운영되는 스위스 에멘탈 치즈 마을이나 치즈로 관광특구를 구성한 스위스 잔세스칸스 마을은 수백년의 전통과 노력으로 빚어진 결과물”이라며 “하루 아침에 한국형 에멘탈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꾸준히 노력하며 한국적이고 지역적인 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해 대한민국 낙농가와 유가공업계 등 산학연이 공동으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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